[특종] 임나는 일본 큐슈에 있었다

임나의 지명 (4)

562년, 신라가 타멸한 임나관가 10국 (2/2)



562년, 신라가 타멸한 임나관가 10국 (2/2)


『일본서기』에 나오는 임나관가 10국의 국명 중에서 ‘가라(加羅), 안라(安羅), 사이기(斯二岐), 다라(多羅), 졸마(卒麻)’ 5개 나라에 대해서는 지난 번 회에서 설명했고, 이번에는 나머지 5개 나라 ‘고차(古嵯), 자타(子他), 산반하(散半下), 걸손(乞飡), 임례(稔禮)’의 국명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겠다.


▶고차국(古嵯國)
고차국은 구차국이라고도 하였다. 흠명 5년(544년) 기록에는 久嵯(구차)로 표기되어 있다. [고차/구차]를 음차하여 적는다면 古嵯(고차) 久嵯(구차) 외에 臼杵(구저)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지명이 지금도 있다. 큐슈 동부 오이타(大分)현에 臼杵(구저)가 있다. 다만 지금은 “구저”라 하지 않고 “우스키”라 하기 때문에 얼른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뿐이다. 고차국은 바로 이 우스키(臼杵)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위 지도에 나오지는 않지만 오이타(大分)현의 서쪽 유후(由布)와 고코노에(九重) 사이에 “구주(玖珠; 구스)”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름만 놓고 보면 사실상 같은 이름이다. 본래 동일한 국명이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지금처럼 ‘우스키’와 ‘구스’로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자타국(子他國)
자타국은 [사타/자타]라 부르는 국명을 음차한 것이다. [사/자]는 음이 서로 넘나들었는데 그러한 현상을 두고 필자는 ‘음의 부전(浮轉)’이라는 용어를 쓴다. 음이 마치 물위에 이리저리 떠다니는 것처럼 여러 가지로 다르게 발음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자타국은 계체기 6년(512년)에는 裟陀(사타)로 표기되어 있고, 흠명기 원년(540년)에는 娑陀(사타)라 표기되어 있다. 모두 음차한 표기이다. [사타]를 또 다르게 쓴다면 糸田(사전)이라는 한자로 차자할 수도 있다. 田을 일본어에서 ‘타(た)’라 하기 때문이다. [사타]의 [사]를 糸로 음차하고 [타]를 田으로 훈차하여, ‘糸田’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糸田을 “이토다(いとた)”라고 잘못 읽게 된다. 음차자였던 糸를 음독하지 않고 훈독한 것이다. 그러니까 자타국은 현 후쿠오카(福岡)현 타가와(田川)군 이토다(糸田) 일대에 있었던 고대국가라 할 것이다.

   



▶산반하국(散半下國)
산반하국은 산반해(散半奚)국이라고도 하였다. 흠명 2년과 흠명 5년(544년) 기록에는 散半奚로 표기되어 있다. 같은 이름이며 둘 다 음차한 표기이다.


한국어로 ‘삽라’라는 지명이 있다 할 때, 한국인들은 그것을 [삽나]처럼 발음하기도 한다. 그것을 연진발음하면 [사바라/사바나]와 같은 식이 된다. [삽라→사바라] [삽나→사바나]. 그러니까 산반해국은 [사바나]라는 국명을 음차하여 ‘散半下’라는 한자로 표기한 것이며, [삽라]와 같은 이름인 것이다. 


[삽라]를 연진발음하면서 받침소리 ‘ㅂ’을 약하게 소리내면 [사와라]가 된다. 한국어 ‘곱다, 돕다’라는 말이 ‘고와, 도와’ 같은 식으로 불규칙활용이 되는 것을 참고하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삽라→사바라/사와라]라 일컫는 지명을 후대의 일본인들이 ‘早良(조량)’이라는 한자로 표기하였다. 사실 일본어로 읽더라도 早良은 “삿라(さっら)”라고 읽어야 하지만 일본인들은 “사와라(さわら)”라고 읽고 있다. 왜 그렇게 읽는지는 알 수 없으며, 여기서 논하기에는 너무 번거로워 생략하기로 한다. 산반하국은 현 후쿠오카(福岡)시 사와라(早良)구 일대로 비정된다.

   


산반하(散半下)와 산반해(散半奚)는 같은 이름이고 동일한 국가를 가리킨다. [사바라]를 沙八兮(사팔혜)라고 표기하기도 하였다. 우륵의 가야금 12곡 중에 사팔혜(沙八兮)가 있는데, “사팔혜”는 바로 이 산반하국을 말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자/자타]가 부전되었듯이 [삽라/잡라]도 부전되었다. 신라 17관등 중에서 4위를 [잡칸, 삽칸]이라 하였던 바, 역시 [삽/잡]의 부전이다. [삽라/잡라]가 서로 부전되었다는 말은 [삽라]를 [잡라]라고도 했다는 걸 일컫는 전문용어다. 


『일본서기』웅략기 8년에 ‘잡라(迊羅)’라는 지명이 나온다. “신라가 몸은 대마(對馬)의 바깥에 던져놓고 흔적은 잡라(迊羅)의 겉에 숨긴 채 악행을 일삼아 왔다.”며 신라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 잡라(迊羅)와 산반하(散半下), 산반해(散半奚), 사팔혜(沙八兮) 등은 모두 동일한 이름이며 동일한 곳을 가리킨다. 바로 현재의 후쿠오카시 사와라구(早良區)이다.



▶걸손국(乞飡國)
한국어와 일본어는 비슷한 점이 아주 많지만 가장 특징적인 차이를 얘기하라면 발음 경향이 응집(凝集)되느냐 연진(延陳)되느냐 하는 것이다. 한국어는 응집발음의 경향이 강하고 일본어는 연진발음의 경향이 강한 편이다. [곰:구마] [섬:시마] [벌: 하라] [밭:하타] [고을:코오리] [빛깔:히카리] 등에서 보듯, 일본어는 한국어에 비해 끌거나 늘여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걸손]의 앞말을 연진발음하면 [거르손]과 같은 형태로 된다. 그것을 “狗留孫(구류손)”이라는 한자로 음차하여 적었다. 지도에서 보듯 시모노세키 북쪽에 구류손(狗留孫)산이 있는 바, 그곳이 바로 걸손국이 있었던 곳이라 생각된다.

   




▶임례국(稔禮國)
임례국 역시 간단하다. [임례]를 일본어식으로 연진발음하면 [이마레, 이므리] 같은 식으로 발현된다. 일본인들이 그 [이므레]란 국명을 伊萬里(이만리)라는 한자로 음차하여 적었다. 伊萬里를 일본에서는 “이마리(いまり)”라 읽는다. 임례국(稔禮國)은 바로 그 “이마리(いまり)”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으로 562년(임오년)에 신라가 타멸했다는 임나관가 10개의 국명을 전부 살펴보았다. 신라군을 지휘한 장수는 이사부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부장은 15세 화랑 사다함이 분명하다. 신라가 쳐서 멸망시켰다는 임나 10국은 모두 큐슈에 있었고, 사다함이 가장 먼저 돌파했다는 전단성(栴檀城)의 성문도 큐슈의 야츠시로(八代)시에 있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결론은 분명하다. 따로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가야와 임나, 그리고 신라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 물 위에 드러난 것만 보고는 그것이 빙산의 전부라 생각했다. 물속에 잠긴 부분은 전혀 보지 못했고,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제는 눈을 떠야 한다. 신라의 강역과 신라의 역사를 모두 재검토해 봐야 한다. 신라의 역사를 완전히 새로 써야 한다. 일부러 왜곡한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엉터리 역사를 가르쳐온 역사학자란 사람들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 선조들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새롭게 연구에 임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무엇이 진실한 역사자료인지 찾아내고 밝혀내어,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규성 작가





편집부 기자
작성 2018.11.23 12:14 수정 2018.11.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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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