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2018. 11 .27~2019. 02. 24

이미지=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을 개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카자흐’는 ‘자유인 혹은 변방의 사람’을 뜻하는 투르크어이고, ‘스탄’은 땅을 의미한다. 해석하면 ‘자유인이 사는 땅 혹은 변방인이 사는 땅’이 카자흐스탄이다. 이번 전시는 자유인 혹은 변방의 사람들이 초원의 중심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도록 모두 3부에 걸쳐 구성하였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들어서면 유라시아의 중심에서 정착과 이동을 반복하며 살아간 민족의 문화유산과 카자흐스탄의 대초원 문명을 만날 수 있다.


1부 ‘대초원 문명, 황금으로 빛나다’는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가 기획한 순회전시다. 이번 순회전시에는 카자흐스탄의 상징인 이식(Issyk} 쿠르간에서 출토된 ‘황금인간’을 비롯하여 탈디(Taldy), 탁사이(Taksai), 사이람(Sayram) 유적지의 황금문화재가 전시된다. 이들 황금문화재는 작년 12월 벨라루스를 시작으로 올해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중국에서 전시되어 호평을 받았다. 문자가 새겨진 잔과 정교하게 가공된 동물장식, 누금기법이 사용된 귀걸이 등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이룩한 물질문명과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2부에서는 ‘초원, 열린 공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초원은 동서양 문화와 산물의 교차로이자 다양한 민족의 이동과 성쇠의 역사가 서려있는 공간이다. 민족 간의 이동은 때론 교역과 함께 전쟁을 야기하였고, 한 민족의 문화가 다른 민족에게 전파·변용되기도 했다. 초원에 길이 열리면서 살아온 사람들, 그 사람들의 흔적을 환경, 사회, 의례, 이슬람문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본다. 초원길을 따라 신라에 전해진 계림로 14호분 출토 황금 보검을 중심으로 스키토-시베리아(Scytho-Siberia) 양식의 쿠르간 출토 동물 모양 마구, 당대인들의 종교 관념이 반영된 동물 모양 제단, 세발 달린 솥인 카잔(Kazan) 등이 함께 전시되어 초원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 외에도 카자흐스탄 남부 오아시스 도시 오트라르(Otrar) 출토 도자기와 유리기 등을 선보인다. 

3부에서는 ‘유목하는 인간, 노마드’의 삶을 담았다. 드넓은 초원에서 살아온 유목민의 애환이 담긴 중앙유라시아의 보물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혹독한 환경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된 유르트(Yurt)를 형상화한 구조물과 내부 장식품, 카자흐스탄 전통 카펫인 시르마크(Syrmak),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악기인 돔브라(Dombra), 화려하게 장식된 여성용 안장인 아이엘 에르(Ayel er), 세밀하게 가공된 혼례용 신부 모자 사우켈레(Saukele)와 남성 복식 샤판(Shapan), 은으로 만든 장신구인 셰켈리크(Shekelik) 등이 전시된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그들에게는 익숙한 중앙유라시아 사람들의 민속품과 공예품을 다양한 영상과 최신 일러스트 기법으로 조명한다. 

에필로그에서는 카자흐스탄에 정주한 우리 민족, 고려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고려인들은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머나먼 땅, 카자흐스탄에 와서 처음에는 변방인으로 살아가야 했지만, 오늘날에는 한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은 약 10만 명에 이르며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묵묵히 바라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이정민 기자


이정민 기자
작성 2018.11.30 07:53 수정 2018.11.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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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