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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에서
달려오고 달려왔지요
이제 다리가 가벼워요
아래는 절벽
위는 위장
강
꽃
구름
새
포도
모두 가고 없는 꽃밭에는
12월이 남았어요
어디선가
멸치가 오고 또 멸치가 오고 있어요
눈이 내리니
오늘은 눈밭으로 있을 수밖에요
[시작노트]
멸치는 남해죽방멸치가 맛있다는데… 손금 사이사이 12월 눈 내리네요. 강, 꽃, 구름, 새, 포도 이름을 불러 봅니다. 하얗게 질린 세상, 새는 포획 되는가. 아래는 절벽 위는 위장 나는 눈밭,
류기봉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