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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병
달은
왜 밤에만 길을 갈까
노파는
왜 꽃병을 들고 있을까
단백질 위로 떨어지는 별빛
낮이 낮을 덮고 밤이 밤을 덮으며
노란 첫눈 하나 가고 있다
[시작노트]
달은 왜 꽃병 속에 있는가. 달은 왜 꽃병 밖에 있는가. 소녀는 왜 꽃병을 들고 있는가. 꽃병은 우주인가 첫눈인가. 그런 날, 아! 그런 날, 밖에는 별, 안에는 달.
[류기봉 시인]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