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재발견] 경인미술관





차 한 잔 마시면서 차담을 나누거나 조용히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미술관이 있다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다. 도심 한복판에 그런 정서를 갖춘 미술이 있다. 외국인들과 내국인들이 뒤섞인 문화의 거리 인사동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경인미술관이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500여 평 대지위에 야외전시장과 야외무대, 찻집, 그리고 6개의 전시실과 아틀리에를 갖춘 경인미술관은 문화의 장소이며 미술인들의 전시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경인미술관은 우리나라 근대사의 역사를 한 몸에 담고 있는 곳이다. 강화도령으로 유명한 철종임금의 딸인 영혜옹주의 남편 박영효의 저택이었다. 박영효는 영혜옹주와 결혼해서 조선의 마지막 부마가 되었지만 결혼 3개월 만에 사별했다. 신궁봉경회 총재 등 여러 관직을 지내다가 일제강점기에는 후작의 직위를 받고 일본제국의회 귀족원 칙선의원 등으로 활동했다. 서재필, 김옥균, 서광범 등과 갑신정변을 일으켜 신정부를 수립하기도 했다. 1882년 미국과 조약을 체결할 때 역관 이응준이 사괘를 바탕으로 태극기를 만들어 사용했고 그 후에 박영호가 3차 수신사로 파견 되면서 태극기를 사용했다.

 

경인미술관은 1800년대 지은 목조건물로 조선시대의 아름다운 건축미를 뽐내고 있다. 전형적인 사대부 건물로 왕의 사위가 지닌 권력을 맘껏 누리다가 갑신정변에 본체는 불에 타 없어졌다. 그 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에게 소유권이 넘어 갔다가 해방 후에는 산업은행 사택으로 사용되었고 세월에 따라 이리저리 부침을 당하다가 1983년에 문화수집가 경인이 인수해 지금까지 미술관으로 쓰고 있다.


따뜻한 봄과 아름다운 가을에는 작은 콘서트도 열리고 작가와 관객이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연회도 열린다. 도심 속에서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경인미술관은 누구나 와서 쉬면서 미술을 감상하고 더불어 차 한 잔도 곁들일 수 있는 곳이다.

 







전명희 기자
작성 2018.12.20 14:04 수정 2018.12.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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