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봉의 생태시 읽기] 주금산 보라색

사진=류기봉





주금산 보라색

 


 

시베리아 찬 공기 공습한 오늘

어디로 가나

주금산 등산로에서 만난

구부정한 지팡이

허리 한번 못 펴고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누군가는 길을 가고

누군가는 까치밥이 되어주고

길을 잃은 무지개 하나

떨고 있었다

 

 

       

 

[시작노트]  

시베리아 추운 바람이 공습한 날 산을 간다. 주금산에는 참나무에 기생하는 약성 좋은 말굽버섯 있다는데 누군가는 아직 그 버섯을 찾고 있을까. 오늘같이 추운 날에는 말굽버섯 누구와 소근 대나. 글쎄, 산을 오르는 일은 나를 홰치는 일, 날개 잃은 보라색 새 한 마리 가고 있었다.



 

 

[시인 류기봉]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1.04 10:07 수정 2019.01.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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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