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삶의 길이리
언제나 호기심 많은 제자
만누스가 주위를 둘러보다
무화과나무에 기어오르는
덩굴풀 식물을 가리키며
소리쳐 외치듯 말하기를
선생님 이것 좀 보십시오.
얄밉게 나무에 붙어사는
이 덩굴풀 식물 말입니다.
남의 햇빛을 훔치는 도둑
남의 피 빨아먹는 흡혈귀
고약한 기생물 아닙니까.
알무스타파 대답하기를
벗이여 우리 모두가 다
서로에게 붙어산다네.
어느 엄마 갓난애 보고
너는 내 젖만 빨아먹고
나 애쓰고 힘들게 하니
널 숲에 갖다 버리리라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어느 가수 제 노래 보고
네 소리 나의 숨 빼앗아
나 숨차게 하니 너 어서
저 깊은 산 동굴 속으로
돌아가라 말할 수 있을까.
어느 목동 제 마소보고
놓아먹일 풀밭이 없으니
너희 어서 잡혀 먹혀야지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내 벗들이여 형제들이여
이웃이 우리가 가야 할
같이 사는 삶의 길이리.
나무에 붙어사는 덩굴풀
나무 품에서 땅의 젖 빨고
대지는 쏟아지는 태양의
열과 빛으로 뛰고 난다네.
그리고 저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도 이 세상의
모든 것과 함께 더불어
같은 잔칫상에 앉는다네.
내 다정한 벗 만누스여
모든 것이 모든 것에게
하늘과 땅 구름과 물이
꼭 붙어사는 하나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