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이웃이 삶의 길이리

칼릴 지브란





 

이웃이 삶의 길이리

언제나 호기심 많은 제자

만누스가 주위를 둘러보다

무화과나무에 기어오르는

덩굴풀 식물을 가리키며

소리쳐 외치듯 말하기를

 

선생님 이것 좀 보십시오.

얄밉게 나무에 붙어사는

이 덩굴풀 식물 말입니다.

남의 햇빛을 훔치는 도둑

남의 피 빨아먹는 흡혈귀

고약한 기생물 아닙니까.

 

알무스타파 대답하기를

 

벗이여 우리 모두가 다

서로에게 붙어산다네.

 

어느 엄마 갓난애 보고

너는 내 젖만 빨아먹고

나 애쓰고 힘들게 하니

널 숲에 갖다 버리리라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어느 가수 제 노래 보고

네 소리 나의 숨 빼앗아

나 숨차게 하니 너 어서

저 깊은 산 동굴 속으로

돌아가라 말할 수 있을까.

 

어느 목동 제 마소보고

놓아먹일 풀밭이 없으니

너희 어서 잡혀 먹혀야지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내 벗들이여 형제들이여

이웃이 우리가 가야 할

같이 사는 삶의 길이리.

 

나무에 붙어사는 덩굴풀

나무 품에서 땅의 젖 빨고

대지는 쏟아지는 태양의

열과 빛으로 뛰고 난다네.

 

그리고 저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도 이 세상의

모든 것과 함께 더불어

같은 잔칫상에 앉는다네.

 

내 다정한 벗 만누스여

모든 것이 모든 것에게

하늘과 땅 구름과 물이

꼭 붙어사는 하나라네.

 

 

 

 

 

 

 


서문강 기자
작성 2019.01.27 09:45 수정 2019.01.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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