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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설月雪
강물 속에 홀린 저 달 몇 만 년 일까
푸른 이끼 두른 바우
천만리 고향생각에 잠겼는가
밤 기러기 울어 날아 남녘으로 기우는데
댓잎 스친 시린 눈 발
창살 두드려 사각거리네
거무룩한 산기슭에선 부엉이 울고
한적한 방 안에는
책갈피 넘기는 그림자
귀인 선현을 마주하셨는가
동창東窓은 스스로 밝아오는데,
눈 그림자 닮은 처사處士 책 접기를 잊었네
[활초 유차영] 음유시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