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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그대여
하늘을 봅니다
애기금눈올빼미를 타고
눈이 하늘로 올라갑니다
어느 별자리로 가시나요
하늘은 오늘 분분
바람이 부네요
차창 밖 빨간색 신호등에 으깨진 눈발 날리고
하늘에 계신 그대여
그대는 눈인가요
잔뜩 찌푸린 하늘로 사과 반쪽 훅 지나가고 있어요
[시작노트]
눈 오는 날은 하늘을 보자. 꽃다운 내 아홉 살적도 펄펄… 옆집에 살던 진희 누나도 펄펄… 하늘에 있는 청초한 여인도 펄펄, 펄펄, 펄펄… 모두 눈으로 옵니다. 하늘에 계신 그대여 그대들은 잘 계신가.
[류기봉 시인]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