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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묶음
“아빠, 술 그만 드세요!” 등록금고지서와 함께 내민 딸의 노래 한 묶음, 벌개진 노을 한 소절도 돌아눕고 있었습니다.
[시작노트]
내 주량은 소주 한잔, 딸의 주량은 소주 2병, 소주 2병이 소주 한잔에게 술 먹지 말라고 한다. 자주 하면 잔소리, 그럴 때 마다 나와 우리 집 앞마당 저녁노을은 서로 벌개진 얼굴로 돌아눕고 있습니다. 그 딸이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였습니다. 오늘 부서 회식한다는 기별이 왔습니다. 딸아, 술 조금 마셔라!
[류기봉 시인]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