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곤의 영국에서 온 편지] 그 분이 그립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5.13 11:39 수정 2019.05.13 11:40

 


오늘은 문득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그 분이 대통령에 당선 되었을 때 영국 언론들의 기사 내용이 생각납니다. 영국 언론은 신조어를 자주 만들어 내는데 WEBOCRACY의 승리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때 이탈리아와 붙었을 때 헤딩슛으로 골문을 연 안정환 선수를 AHNBELIEBALE이라고 대서특필 했습니다. 토트넘에서 뛰면서 골을 잘 넣으니까 SONDERFUL이라고 표현하는 등 영국언론은 신조어를 자주 생산하는 편입니다.

 

기억하시겠지만 그분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엄청난 고통과 험로를 거치면서 온갖 야유를 받아야 했습니다. 학벌을 중시하는 한국에서 고졸 대통령이 겪는 고통은 대단했습니다. 대부분 명문대 출신인 언론과 기성 정치인들의 멸시를 받으며 재선하기 쉬운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가서 국회의원에 출마를 했지만 낙선을 하면서 일부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요. 그 관심을 시작으로 지지율 3%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고 대통령에 도전해 성공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에 노사모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노사모의 형성과정은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자기 돈 써가며 열정 하나로 전국에서 뭉쳤습니다. 고졸출신으로 대변되는 이 땅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그 분에게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사상범으로 옥사한 장인으로 인해 마누라를 버려야 하느냐고 되받아친 일화만 봐도 사람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리라는 기대가 대통령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당선 뒤에는 더욱 험난한 길이 놓여 있었습니다. 언론권력기관과 정치평론가들로부터 온갖 조롱을 받으면서 힘들게 재임 5년을 채우고 고향 봉화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그를 옥죄이는 가족이 받은 뇌물로 인해 결국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날리는 것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왜 그리울 수밖에 없느냐고요? 지금 정치 보복으로 비춰지는 두 전 대통령의 투옥과 전 정권 종사자들 그리고 전 대법원장까지도 투옥되었습니다. 모든 군인으로부터 존경 받던 장군들의 자살은 심각한 정치보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전에 여당과 야당이 끝도 모를 극한투쟁을 할 때 그분은 참모들 뒤에 숨어서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침묵하지는 않았습니다. 재직 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4개 악법개정을 야당이 반대하고 장외로 나갔습니다. 이때 울산에 가있던 한나라당 이재오를 앞세워 식사나 합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야당 주장을 들어주었던 인간적인 정치기술이 그리워지는 것입니다.

 

대북정책도 그렇습니다. 70년 이상 실험하고 실패해 폐기한 공산주의를 왜 우리가 다시 실험 해 보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복지정책은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어 지금 죽지 못해 살고 있지 않습니까. 유럽의 그리스도 복지 때문에 다른 유럽국가로 모든 자본과 두뇌들이 탈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젊은 시절엔 사회주의와 마르크스 레닌을 좋아 했지요. 우린들 자본주의가 이상적인 제도는 아니라는 걸 왜 모르겠습니까.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살게 된 이 나라는 민주주의라는 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망각하면 안 됩니다. 그 분이 그리워지는 것은 사회주의나 민주주의를 떠나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순수한 정치적 생각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편집부기자 뉴스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