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순신과 사색

위대한 전략은 사색의 산물

노승석

입력시간 : 2019-07-10 07:36:07 , 최종수정 : 2019-07-10 15:04:33, 편집부 기자

 

인간은 일상생활의 경험을 통해서도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일을 경험하면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자신에게는 유용한 경험지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그 경험을 되새겨 앞일을 대비한다면 인간사에 매우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한()나라 선제(宣帝) 때의 명신 소광(疏廣)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생기지 않는다[不經一事, 不長一智].”고 하였다. 이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의 경험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이순신은 전란 속에서도 항시 난중일기를 썼다. 물론 치열한 전투를 치룰 때는 쓰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진영에서 틈나는대로 일기를 써나갔다. 그 일기가 한 개인의 일상을 담은 기록이지만, 그날그날 누적된 경험정보들이 전쟁을 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즉 잘못된 일은 다시는 그와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경계로 삼고 잘된 일은 앞날의 발전을 위해 거울로 삼은 것이다.

 

특히 이순신은 남들이 모두 휴식하며 잠든 어둔 밤마다 진영에서 촛불을 밝히고 홀로 앉아 사색하며 미래를 계획했다. 이러한 불철주야의 노력이 지혜를 발견하는 원동력이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그가 늘 대한 촛불의 의미는 예사롭지가 않았다.

저녁에 보성군수가 들어왔다고 하니 어머니께서 평안하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2(오후 10시경) 소나기가 크게 내렸는데, 빗발이 삼대 같아서 새지 않는 곳이 없었다. 촛불을 밝히고 홀로 앉았으니 온갖 근심이 가슴에 치밀었다.

-교감완역 난중일기갑오, 76


위 예문에서 홀로 앉았다는 표현은 전쟁 중 고독과 번민이 연속되는 상황임을 짐작케 한다.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홀로 사색하며 때로는 늙으신 노모를 생각하고 때로는 황폐한 나라를 걱정하면서 긴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이처럼 이순신은 개인적인 수양단계에서 항상 사색을 했는데, 그것은 항상 인간의 인륜적 도리에 대한 문제일 뿐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생각을 담은 것이었다.

저녁 내내 홀로 누대 위에 앉아 있으니, 품은 생각이 만갈래였다. 동국의 역사를 읽어보니 개탄스러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교감완역 난중일기병신년 525-

 

이순신에게 있어서 사색이란, 지혜발견을 위한 한 개인의 사색이자 국난극복을 위한 우국충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색은 주로 혼자만의 근신하는 생활에서 가능했다. 이것은 근신과 절제로 점철된 최고의 수양단계에서 터득한 것이었기 때문에 보통사람의 사색과는 사뭇 달랐다. 범인이 미칠 수 없는 영역에서 나온 사색의 힘이 결국 백전백승의 전략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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