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기자의 人사이드] 탈북민 강영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오후, 기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탈북민 강영화(가명)를 만났다. 먼저 취재원 요청에 따라 본명을 공개하지 못하는 점은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기자는 진정한 지구촌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시작을 이 나라 이 땅에 사는 구성원들의 통합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 정답이 없는 이 사회의 통념과 선입견의 날선 칼끝에서 언제 어디로 갈라질지 모르는 불안한 물체와 같은 사람들이 탈북민이다.


탈북자’ - ‘북한이탈주민’ - ‘탈북민과 같이 이 사회가 그들을 정의하는 용어를 규정하고 그 용어의 사용이 시대에 따라 바뀌어 질 만큼 그들은 불안한 존재이다.


취재원 강영화는 우리나이로 20, 2000이다. 강영화는 2015, 16살의 나이로 엄동설한에 차디찬 압록강을 건너 여러 나라를 거쳐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탈북과 입국 경위는 우리네 인생 그 자체와 같이 희···락이 다 포함된, 그 어린 나이로 감당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일 정도로 장대한 여정이라 추후에 자세히 언급하고자 한다.


국내에 입국 후 강영화는 검정고시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여 지금은 네일아트 보조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기자는 강영화가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한 종교 후원단체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인연을 유지하며 연락을 하는 사이이다.


오랜만에 만난 강영화의 얼굴이 어두워 물어보니 이래저래 연락을 하고 지내던 북한에 있는 아버지가 두 달째 연락이 안 된다고 한다. 열 살 이상 나이가 많은 기자이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강영화는 완벽한 서울말씨를 구사하고 본인 스스로 먼저 이야기하기 전에는 탈북민인걸 눈치채기가 쉽지 않다. 대한민국에 정착한지 5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지금도 강영화는 또래 남한사람들을 갸네들이라고 하며 이질감을 타나낸다. 한번씩 우리 북한사람들이라고 탈북민들을 칭하는 것을 보면 마음속에 스스로 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남한사람들은 탈북민이면 먼저 무시하고 본다라고 이야기 한다. 본인 스스로의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데 그것이 어찌 혼자 만든 벽일까? 그간 대한민국에 정착하면서 했었던 고생이 눈에 훤하여 마음이 아프다.


같은 국적을 갖고 같은 나라에 살면서 사회와 스스로 벽을 세워 스스로를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탈북민, 그들을 먼저 보듬는 것이 진정한 남북통일과 지구촌 공동체의 시작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이선우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7.26 19:28 수정 2019.07.26 19:45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편집부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