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기자의 人사이드] 탈북민 강영화(3)

기자가 만난 사람들: 탈북민 강영화 인터뷰 연재

 

기자는 추가 인터뷰 기사 연재 및 기사를 읽은 강영화(가명)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첫 번째 인터뷰 이후 약 10일만에 강영화를 다시 만났다.


강영화는 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앞으로 자기가 취재거리를 많이 "물어다 주겠다"며 너스레를 떨며 기자한테 "고맙다"라고 말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기사글을 읽고 강영화의 굳은살 베긴 마음이 조금은 부드러워 졌다면, 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탈북민들을 이 사회의 진정한 한식구로 받아들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앞선 기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의 위치와 그들의 정체성 고뇌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면, 이번에는 탈북민들이 국내에 정착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여 그들의 삶을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강영화는 북한에서도 중국과 맞닿아 있는 양강도 보천군 출신이다. 부모가 중국 '대방'(거래 상대)과 장사를 하여 그 지역에서는 나름 잘 살았던 집안의 둘째딸이다.


2015년 겨울, 16살의 강영화는 사촌언니, 동생, 친구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보위지도원에게 발각됐는데, 그게 2번째였다. 보위지도원은 평소 잘 알던 사이로, 처음 적발되었을 때는 돈 얼마 찔러주면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는데 2번째는 심상치 않았더란다, 보위지도원이 같이 드라마 보던 사촌언니를 비롯해서 보위부로 끌고 가는데 넷이 동시에 부리나케 도망쳐 그 길로 꽁꽁 언 강을 건넜다.


사촌언니가 가지고 있던 큰아버지 휴대폰으로 연락한 중국 대방의 도움으로 중국 국경경비대를 매수해서 무사히 북한땅을 벗어나 중국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한국에 올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단다, 단지 사건이 조용해 질 때 까지만 중국에 있다가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때의 강영화는 몰랐을 것이다 중국에서 뜻하지 않던 한국에 오기까지 얼마나 큰 시련과 배신이 기다리고 있었을지, 탈북과정보다 더 파란만장한 입국과정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에 연재하고자 한다.  


기자는 강영화를 통해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봐 왔던 탈북민에 대한 기사를 쓰고 싶지 않다. "그곳에서 얼마나 끔찍했니?", "한국에 오니 얼마나 행복하니?", "입국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니?", 보다 자극적 일수록 관심을 받게 될 것이고, 독자들을 만족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영화가 기자에게 해준 이야기의 어조나 말투는 너무 담담하다. 중간중간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며 죽을 고비를 넘겼던 이야기를 웃으며 말하는 천진난만한 모습이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이선우 기자


이선우 기자
작성 2019.08.02 16:59 수정 2019.08.0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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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