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 인종주의에 대한 소고

이태상


요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막가파식 노골적 발언으로 '인종주의' (Racism)가 각종 미디어에 거론되고 있지만, 냉철히 좀 생각해보면 우린 모두 하나같이 '인종주의자' (Human Racist)가 아닌가?

지난해 추수감사절 때 열살 짜리 내 외손자 일라이자 (Elijah)가 그린 카드(Thanksgiving Card)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내가 만약 (청교도) 순례자의 복장을 하면, 그들은 나를 쏘지 못할 거야!"   

'만물의 영장'이란 우월감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독선 독단적인 세뇌 교육 때문인지 모든 선입관이나 편견 또는 고정관념이 인간의 소아병적인 고질이라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좀 깊이 고찰해 보면 많은 부분 개인적인 경험이 통계적으로 축적되어 온 결과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흑인과 백인 간의 문제 뿐만 아니라 같은 동양인 사이에서도 내가 그동안 80여 년 살아오면서 개인적으로 겪어본  바로는, 일반적으로 일본인들은 예의와 경우가 바르고 친절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깊은 반면 같은 동족인 한국인들에게 실망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은 대체로 좋은 편인 것 같다. 

인종차별에 있어서도 한인들은 중국인은 '뙤놈', 일본인은 '왜놈', 서양인은 '양놈'이라 부르고, 같은 동족끼리도 '양반'과 '상놈'이니 이북이니 이남이니 경상도니 전라도니, 동서남북 아니면 학벌이다 남녀 성별이다 갑을 관계다 하면서 배타적으로 살아오고 있지 않나.

어디 그뿐인가. 자본주의다 공산주의다 우리 단군의 홍익인간 사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서양의 이데올로기 이념 갈등에 휘말려 치른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이후로 같은 '매춘부'라도 동족인 한인을 상대하면 '똥갈보',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인이 대상이면 '양공주님'으로 불리지 않았는가.  

그동안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당한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따져보자면 한국인, 일본인, 가릴 것 없이 모두 다 군국주의자들이 벌인 세계2차대전의 희생자들이다.  한국전 이후로도 월남전에 희생된 수많은 베트남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파병된 한국군과 미군 모두 군수산업체와 결탁한 정치인들이 벌인 전쟁의 희생자들이 아닌가. 

온 지구 생태계의 기후변화로 인하여 인류뿐만 아니라 지상 모든  생물의 비극과 불행이 우리 인간의 무지몽매한 '나'와 '인간' 중심의 '인종주의' 탓임에 틀림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선인들의 동양철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너'와 '나'가 하나라는 '피아일체'(彼我一體) 그리고 자연과  내가 하나라는 '물아일체'(物我一體)임을 깨닫는 일이야말로  더할 수 없이 시급하고 절박한 일이다

이 '피아일체'와 '물아일체'를 쉽게 풀이해 보자면, '너'를 이롭게 하는 게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요, '너'를 해롭게 하는 게 '나'를 해롭게 하는 것이며, 자연을 파괴할 때 인류와 모든 생물의 파멸을 초래하게 되고, 우주자연의 질서를 존중하고 헤아릴 때 인류와 우주만물의 상생의 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그럴 때 비로소 카오스 같은 세상이 조화롭고 아름다운 코스모스가 되리라.

바야흐로 무덥던 여름도 곧 지나가고 한국엔 가는 곳마다 코스모스 피는 가을이 오고 있지 않은가!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8.04 09:35 수정 2019.08.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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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