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기자의 人사이드] 탈북민 강영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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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세계공동체의 작은 시작을 우리사회 구성원의 통합으로부터 생각해 보고 싶었고, 그 시작을 이념갈등으로 인한 분단이 기형적으로 낳아버린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지만 스스로 완벽하게 흡수되지 못하고 있는 '탈북민'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보고 싶었다. 

그 첫번째 대상이 종교후원단체를 통해 만난 21살, 어리지만 단단해져온 탈북민 강영화이고 지금까지 연재기사를 게재 중에 있다. 이번이 강영화와의 인터뷰 기사 네번째이고, 마지막 기사로 쓰고자 한다.


처음 계획은 탈북민 강영화가 대한민국 땅에 입국하기까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여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며 독자와 공감하고 싶었지만, 강영화의 요청에 의해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에 대해 먼저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고 싶다.

※탈북과정은 연재기사 3편 참조


북한땅을 떠나 중국 접경지대에 들어선 강영화는 사건이 잠잠해 질 때까지, 우리말로 공소시효를 넘기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으나, 중국 변방지대에서 거처를 제공한 중국인 '대방' 아주머니의 "이곳(중국 변방)도 위험하니 일이 잠잠해 질 때까지 당분간 안쪽(내륙)으로 떠나있어라" ​라는 권유로 중국 내륙지역으로 거처가 옮겨졌다.


거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함께 탈북한 탈북동지(사촌언니, 동생, 친구)들과 뿔뿔히 흩어졌다. 그리고 어딘지 기억조차 하기 싫은 중국의 시골 어딘가 거처에 한달 여 머물러 있을때 쯤, 거처를 제공해준 중국인 아주머니가 강영화를 팔아 넘기기 위해 '작전'을 짜고 있었고, 이미 구체적인 가격까지 붙여서 중국 시골의 결혼 못한 늙은 총각들과 흥정중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거처에서 알게 된 '언니'와 함께 야밤에, ​알고보니 인신매매 소굴이었던 그 곳에서 도망쳐 한국의 기독교 단체의 도움으로 동남아 국가를 경유하여 국내로 들어왔다. 그 때 탈출하지 못하였다면 얼마 못가 장가가지 못한 나이많은 중국 시골 촌부의 아이를 낳고, 낳은 아이에 대한 모성애와 그 지역 주민들의 감시 때문에 주민증도 없는 북한 출신의 중국인 아줌마로 살게 되었을 수도 있다.


내내 웃던 강영화의 얼굴이 처음으로 파르르 떨리며 눈가가 촉촉해 진다. 20여 년 강영화의 짧지만 곡선이 많아 대한민국의 보통 청년보다 곱절은 긴 삶을 생각해 보니 참 기구하다. 드라마도 마음대로 못보는 나라에서 태어나, 젊은 혈기와 호기심으로 당연히 할 수 있지만 '하지말라는 짓'을 하다가 적발되어,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는 교화소에 가기 싫어 잠시 도망을쳤다.

그러나, 몸을 보전하려고 피신한 곳에서 사람을 팔아먹는 나쁜 사람들에게 속아 시골로 거쳐를 옮기고, 그곳에서 시골 촌부의 성노예로 팔려가기 직전에 탈출하고, 그리고 나서도 언제 어떻게 잡힐지 모른다는 '죄없는 도망자'가 된다. 그렇게 여러 나라를 거쳐서 처음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자유의 땅에 왔지만, 자유의 땅에서도 선입견과 편견 속에 자유롭지 못하다.

어찌 기구한 사연이 있는 사람이 강영화 뿐이겠냐만은 실체도 없는 '이념'이라는 틀과, 돈이라면 사람도 팔아먹을 정도로 '물질'에 중독된 사람이 사는 세상을 온몸으로 받아낸 참 기구한 운명이다.


자유를 찾은 강영화가 진정 자유롭기를 바란다. 물론 살면서 힘든일도 겪을 테고 고생도 할테지만, 적어도 '사람', '생명'이라는 자체로 차별받거나 구분지어지지 않는 세상을 살 수 있도록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함께 변화를 시작해 보고 싶다. ​


이선우 기자 


 

이선우 기자
작성 2019.08.12 19:20 수정 2019.08.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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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