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세설] 코스미안의 노래

이태상

 


성경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기보다 힘들다고 했는데 마음의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것만큼 힘들다. 노래를 잊어버린 카나리아는 카나리아라 할 수 없듯이 마음의 고향을 저버린 사람은 노래를 잊은 카나리아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12년 동안 공연해 오던 연극 버자이너 모노로그(Vagina Monologues)’6년 전(2013)에 막을 내렸다. 미국 극작가 겸 사회운동가인 이브 엔슬러(Eve Ensler)’가 여성의 성기를 소재로 쓴 이 작품은 1966년 뉴욕 초연 이래 파키스탄 등 회교권 4개국을 포함해 세계 30여 나라에서 공연됐고, 한국에는 2001년 상륙했다. 여성 스스로 당당해지길 바랐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이 작품을 계기로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고 피해여성을 돕는 브이데이(V Day)’ 운동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최장기 12년 공연을 하고도 그걸 이루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연출가 이지나 씨가 술회했다.

 

버자이너 모노로그는 우리 모두의 고향인 여성을 노래하고 있다. 이는 코스미안 고향고곡(故鄕古曲)과 같은 것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하늘 아버지와 땅 어머니 사이에서 난 아들 딸이었다면 이 두 남매가 근친상간해서 인류의 후손이 퍼진 게 아닌가. 또 창세기에 보면 딸 자매가 아버지에게 술을 먹인 후 번갈아 차례로 윤간해서 애를 가졌다. 그렇다면 이것을 원죄(原罪))’라 하기보다 원복(原福)’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인류의 모든 불행이 이 잘못된 원죄사상 때문에 생긴 것일지 모르겠다.

 

선민사상의 원조인 서양 유대인이 아닌 동양 한국인의 창세기를 통해서 인류의 보편적인 홍익인간 사상에 대해 알아보자. 단군의 홍익인간은 21세기 인류의 근본사상이라고 밝히고 있는 ()과 나누는 대화(Conversations with God)’가 지난 몇 년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었다. 미국 서부 세도나에서 열린 세계명상축제에서 이승헌 박사의 단학수련에 대한 강의를 듣고 단군사상인 홍익인간에 매료되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전직 신문기자 닐 도널드 월쉬(Neale Donald Walsh)는 그가 심취한 홍익인간을 더 깊이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 사직공원의 단군사당을 찾아 참배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시리즈 책들은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를 통해 단군의 홍익인간 사상을 연구하는 스터디그룹이 500여 개가 생겼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 우리 골빈 서양의 사대주의 사상인 선민사상을 어서 졸업하고 가슴 뛰는 대로 사는 인간중심 사상인 코스미안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살아있는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코스미안이 되어야 한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0.06 08:52 수정 2019.10.06 08:53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편집부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