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휘 기자 칼럼] 선생님, 학교가 즐거워요

수능은 선생님도 힘들어요

입력시간 : 2019-10-21 07:58:24 , 최종수정 : 2019-10-21 08:47:41, 편집부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동안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좋은 결실을 맺어야 하는 수험생들과 수험생들을 위해 그 동안 관심과 사랑을 전한 부모들에게도 이 시간이 불안하고 초조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주는 그 무게는 어마무시하다. 혹여나 수험생들의 시험에 방해될세라 항공기 이착륙도 통제되고 출근시간도 조정될 정도이니 말이다.

 

걱정되고 긴장되는 것은 현장 중등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초등교사와는 달리 중등교사들은 수능 시험장에 감독관으로 차출되기 때문이다. 이 때 모든 감독관 교사들은 신경이 곤두선다.

 

수능 감독교사가 차출되어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전날 수험생들이 수험생 예비소집을 가는 것처럼, 수능 시험장에 감독관으로 가는 교사들도 감독관 예비소집을 가게 된다.

 

예비 소집을 간 감독관들은 그 장소에서 시험시간 감독관으로서의 역할과 주의사항 등을 교육받고 감독관 회의도 거쳐야 한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감독관들은 자신이 배정된 학교로 가서 수험생들에게 배부될 문제지와 답안지를 살피고, 수험생들에게 제공되는 컴퓨터용 사인펜과 흑색 샤프 연필을 받고 지정된 1교시 감독교실로 향하게 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810분 예비령이 울리는 순간부터가 감독관 업무의 본격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수험생들의 반입 금지 물품을 회수하고 컴퓨터용 사인펜 및 샤프 연필을 지급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시험일정 및 주의사항을 안내해야 한다. 또한 각 교시마다 OMR 답안지 회수 봉투에 기재하기 위해 결시인원도 파악해야 한다.

 

오전 840, 모두가 숨죽이고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시작한다. 감독관은 의자에 앉을까? 아니다. 정감독관과 부감독관 모두 서서 감독해야 한다. 수시로 부정행위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교실을 다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과정에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감독관 지침에 따르면 굽이 높은 구두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여성 감독관의 경우 화장도 진하게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험생들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80분 동안 서서 감독하다 보면 감독관도 지쳐간다. 2교시 수학영역 시험까지도 감독관의 업무는 지속된다. 오전 시험이 끝난 점심시간에도 감독관은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없다.

 

3교시 영어영역 시험의 경우 듣기 평가가 실시되는데, 20분 동안 학교 방송시설을 이용해 듣기평가 녹음을 송출하게 된다. 이 때 고사장의 음량을 알맞게 조절하는 것 또한 감독관의 의무이다. 4교시 탐구 영역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각 선택과목을 파악하는 것도 감독관의 업무이다.

 

오후 432,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서는 시간이다. 하지만 특별관리대상 수험생들을 감독하는 감독관들은 긴장을 풀 수 없다. 특별관리대상 수험생들은 신체적 장애로 인해 고사응시에 어려움이 있어 일반적인 고사방법으로 응시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전맹 시각장애인의 경우 각 교시별 1.7배 연장,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경우 각 교시별 1.7배 연장 또는 1.5배 연장을 선택할 수 있으며, 뇌병변 등의 상지 운동장애를 가진 수험생의 경우 1,5배 연장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청각장애의 경우 시험 시간 연장은 되지 않지만 듣기평가 시 지문을 제공받을 수 있다.

 

전맹 시각장애 수험생들이 탐구 영역까지 응시하게 되는 경우 2010분에 시험이 종료되며 제2외국어 영역까지 응시하게 되면 2143분에 시험이 종료된다. 특별관리대상자의 시험 감독은 주로 특수교사가 담당하게 된다. 특별관리대상자의 시험 감독은 비장애인들의 시험감독보다 부담은 적지만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되므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렇게 수험생들도 힘들진대 감독관이라고 오죽하겠는가, 수험생들의 지원과 더불어 감독관을 위한 작은 의자라도 비치해 두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도 교사들의 업무 경감을 위해 대학교수들의 감독관 차출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교 수학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기에 말이다.

 

기자도 언젠가 수능감독을 가게 될 거라 생각하니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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