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상추쌈

이봉수





상추쌈
 


상추는 소화제고 수면제여
잔대가리 굴리다가 위장 탈나고
스트레스에 불면증 걸린 사람들
섬에서 기른 조선상추 한번 먹어봐
까무잡잡하고 쓴맛 나는 것이 진짜야
갯바람 지나가는 노지에서
비료와 농약이 뭔지 모르고 자란 놈 말이야

상추와 풋마늘만 있으면
다른 반찬 없어도 돼
보드라운 이파리 대여섯 장
얼기설기 포개서 거머쥐고
씨근밥 한 술 얹어
쌈장 묻힌 숟갈로 꾹 다진 뒤
대충 뚤뚤 말아서
하마처럼 입 딱 벌리고
빽빽하게 밀어 넣으면 그만이야
이 때,
잘 다듬은 풋마늘을 고추장에 찍어
함께 와삭와삭 하면 진짜 끝내준다

찬 샘물 한 바가지하고
매운 풋고추 몇 개만 더 있으면
방구 뻥뻥
큰소리치며 살 수 있지
골치 아프면 섬으로 와!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0.23 08:18 수정 2019.10.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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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