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이 아니고 사랑이다

이태상 작가 인터뷰

 

Q : 이번에 '어레인보우'시리즈 3번째 책을 내셨는데 어레인보우 철학이 무엇인지요.

 

'무지개'로 상징되는 이상이나 가상현실을 추구해 오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망을 하기도 하고 절망 끝에 서기도 했습니다. 그 지난한 여정 끝에서 이제는 깨닫게 되었지요. 무지개는 좇는 것이 아니라 올라타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영어 사전에도 없는 '어레인보우(Arainbow)'라는 단어를 만들어 저의 인생철학을 담게 되었습니다.


'Arainbow''A'를 대문자로 쓴 것은 무지개를 소극적으로 좇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좇아 더 높이 비상해 올라타자는 창조적 의지를 강조함입니다. 이 세계, 이 우주에 있는 모든 만물은 빅뱅이라 일컫는 코스모스의 운우지락雲雨之樂입니다. 이는 곧 사랑이라는 무지개로 태어났다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사랑으로 가득 찬 우리들의 가슴이 뛰고 있는 한 우리는 각자의 가슴속에 무지개가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어레인보우 철학입니다.

 

Q : 오랫동안 뉴욕에 은거하시면서 꾸준히 집필활동을 통해 한국의 독자와 만나고 있는데 이번 책의 집필 동기는 무엇인가요.

 

제 나이 다섯 살 때 돌아가신 아버님의 영향이 제가 작가로 살아가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린이들을 지극히 사랑하셨던 아버님은 일제강점기 때 '아동낙원'이라는 동시집을 펴내시어 어린이들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셨지요. 그래서 저는 글 쓰는 일이 자연스럽게 되었는데 자라면서 보니 주위에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어른들이 언행일치가 되지 않고 삶과 다른 것을 보고는 글이란 삶과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인생이라는 종이 위에 삶이라는 펜으로 사랑과 땀과 눈물과 핏방울을 잉크 삼아 그리움으로 글을 쓰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인생 70줄에 들어서 암 진단을 받고 나의 세 딸에게 남겨줄 유일한 유산으로 어레인보우 철학이 담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낸 어레인보우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사상이 아니고 사랑이다'는 사상으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일도 해결할 수 없고 오로지 사랑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Q : 사상이 아닌 사랑으로서의 가치 기준을 현대인들은 어떻게 배우고 지향해야 할까요.

 

인류는 다툼의 역사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생 공존하지 못하고 있지요. 남존여비, 흑백인종 차별, 직업의 귀천, 부익부 빈익빈, 주인과 노예, 귀족과 평민, 갑을 관계, 약육강식의 악순환, 침략전쟁과 착취행위 등 온갖 반인륜적 악행을 저질러 오고 있지 않습니까? 종교나 이념은 독선 독단에 빠져 있고 위선에 찬 갖가지 억지 사상으로 우리를 계속 세뇌 시키고 있습니다. 사상은 공멸을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사랑이라는 최고의 무기가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가치일 것입니다. 사랑이란 말이 너무 흔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내 욕심을 채우는 게 아니고, 무조건 미치도록 죽도록 좋아하면서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는 것이 사랑이지요. 이렇게 사랑하노라면 우리 삶 자체가 무지개처럼 한없이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Q : '카오스와 코스모스는 쌍태아다'라고 하는데 이는 작가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생 80년을 살아오다 보니 세상에 버릴 게 하나도 없더군요. 뭐든 다 쓸데가 있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더란 말입니다. 모든 게 동전의 양면 같습니다. 낮과 밤이, 기쁨과 슬픔이, 생과 사가 그렇고, 먹는 것과 싸는 것이 그러하며, 오르고 내리는 것이 그렇지요. 이것이 음양의 조화가 아니겠습니까. 주는 게 받는 거며 받는 게 주는 거지요. 그러니 카오스가 없다면 코스모스도 있을 수 없기에 상반되는 모든 게 쌍태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 멈추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은 어떤 것인지 젊은이들에게 어떤 용기를 줄 수 있는지요.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우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우주 만물을 다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주의 본질이 사랑이지요. 그리고 사랑은 모험 중의 모험이고 축복 중에 제일 큰 축복이며 기적 가운데 최고의 가장 경이로운 기적이니까요.

 

Q : 끝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안 태어난 것보다 그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사랑할 수 있다는 게 그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꿈꾸듯 삶을 살아본다는 게 그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를 알기 위해, 사상이라는 사슬을 다 풀어버리고 너와 내가, 나와 우주가 하나 되는 삶을 통해 사랑의 무지개가 되어보라고 간곡히 권합니다.


전명희 기자
작성 2018.07.23 15:47 수정 2020.07.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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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