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봉수 [기자에게 문의하기] /
오곡도 / 이봉수
조개잡던 처녀들
육지로 육지로 떠난 자리에
폐분교 하나
아이들 노래소리 풀꽃에 묻혀버린 곳
정부 보조 여객선이
하루에 한번 지나가는 섬
늙은 어부 몇이 남아
올해도 당산나무에 금줄을 치고
사람 산다고
유인도라고 절규하는 섬
몇 년 만에 해군홍보단이 오면
고물단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소리나게 해달라고
허물어진 마을회관
국기게양대를 고쳐달라고
매달리는 섬
그 섬에 가면
차마
외로움이란 말을 지껄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