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현의 남미 여행] 아르헨티나 푸에르토 모레노

푸른 비밀의 얼음왕국




얼음의 대지 위에서 펼치는 대자연의 향연을 보려면 아르헨티나 푸에르토 모레노에 가면 된다. 이곳에 가면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완전체의 빙하를 만날 수 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푸른 빙하가 성벽을 이루고 있어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뛴다.

 

프란시스코 파스카시오 모레노가 1877년에 발견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남극 빙하, 그린란드 빙하, 그리고 페리토 모레노 빙하 순으로 3번째 크기지만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빙하로는 1번째로 꼽는다. 길이 30km, 5km, 높이 60m의 거대한 얼음왕국이 뿜어내는 자연의 경이로움이 여행객들을 압도한다.

 

걸어서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억겁의 시간이 만들어낸 빙하의 외관을 볼 수 있다. 아름답다는 말보다 먼저 나오는 것은 깊은 날숨이다. 저 위대한 자연 앞에서 우리는 그저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 순간이 소중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에 머물게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전용 크루즈를 타고 빙하 앞까지 가서 빙하의 속살을 볼 수 있다. 눈이 순백색이라면 빙하는 푸른색이다.


신비로운 빙하의 속살을 보는데 갑자기 커다란 굉음과 함께 수십 미터 크기의 빙하가 붕괴하며 호수로 떨어졌다. 이런 순간을 본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한다. 다들 이 행운의 순간을 포착하려고 함성을 지르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모레노 빙하가 더 유명하게 된 것은 그 크기가 아니라 이 빙하가 계속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중앙부에서 2m, 양 끝에서 40가 전진한다고 한다. 모레노 빙하의 해발고도는 불과 1,500m의 저지대 임에도 빙하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남극에 가까운 위도 때문이다.

 

지구에 있는 모든 빙하는 위태롭다. 지금 같은 속도로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반세기 안에 빙하는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 수호하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일이다.

 

푸른 비밀의 얼음왕국에는 억겁의 시간이 농축된 빙하가 있다. 파타고니아의 차가운 바람이 스며든 자연의 대서사시를 푸에르토 모레노에 오면 만날 수 있다. [문명현 / 여행가]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1.22 12:02 수정 2020.09.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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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