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현의 남미여행] 우수아이아 비글해협




세상의 끝에 있는 마을 우수아이아!

남미 사람들은 이곳을 '핀 델 문도(Fin del Mundo) 세상의 끝'이라 부른다. 거대한 아메리카 대륙 남쪽에 설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항구 마을, 그곳에 우수아이아가 있다.

 

우수아이아는 남극으로부터 불과 1,000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남극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머무는 베이스캠프다. 우수아이아 항구에 있는 바닷가에 가면 'Ushuaia fin del mundo'라고 쓰인 입간판을 만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250, 남극에서 1,000떨어진 우수아이아는 남극에서 가장 가까운 최남단 마을이다. 비글해협의 동쪽은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국경이 지나가고 서쪽의 작은 섬들은 칠레에 속한다.

 

아르헨티나 항구 도시 우수아이아의 비글해협은 바다갈매기, 도둑갈매기, 증기선오리, 바다제비, 짧은꼬리앨버트로스, 가마우지, 마젤란펭귄, 젠투펭귄, 바다사자 등이 인간의 간섭없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동물들의 천국이다.

 

비글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찰스 다윈이 이끄는 탐사선의 이름인 비글호에서 유래했다. 이 비글호의 이름을 따서 비글해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윈은 이곳을 보자 녹주석처럼 푸른 이곳 빙하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라고 기록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먼 옛날 대항해 시대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건너가는 배들은 대자연의 재앙 앞에 침몰하는 일이 많았다. 좁고 거친 파도를 가진 비글해협을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 비글해협에 원형극장처럼 둥글게 퍼져 있는 험준한 산 아래 선박을 정박시키면 안전했다. 지금은 남극으로 가는 관문 도시로 항구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화물선, 크루즈선, 군함들과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우수아이아는 겨울을 막 지나 초봄으로 접어든 계절이지만 아직은 눈보라가 휘날리고 날씨가 변덕스럽다. 우수아이아에서 서쪽으로 12km 지점에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이 있다. 1520년 대서양 쪽에서 남쪽으로 항해하던 마젤란은 섬 위 벼랑에서 몇 개의 불을 발견했다. 이 불은 이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의 횃불이었다. 바람이 강한 불모의 땅에서 불이 타고 있는 것을 기이하게 여긴 마젤란이 '불의 땅' 이라 이름을 붙였다. 푸에고섬은 불보다 얼음에 가까운 땅이다. 1년 내내 여름은 아주 짧고 겨울은 길고 지독하게 추운 곳이다.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온 땅을 꽁꽁 얼리는 매서운 날씨의 연속이다.

 

이곳 우수아이아에도 민박집 운영과 화훼업을 하는 우리나라 교민 임영선 여사와 문다빈, 문레온 두 아들이 살고 있다. 임 여사는 얼음의 땅에서 화훼농장을 해서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사업가 정신의 승리다.

 

우수아이아의 상징인 등대가 있는 비글해협 투어는 필수 코스이다. 너비 5~13. 길이 240의 비글해협은 조그마한 바위섬들이 많이 있다. 배의 갑판 위는 남위 54도의 남극의 찬바람이 귀와 손을 시리게 하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 앞에선 추위쯤은 아무것도 아님을 경험하게 된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은 경이로움으로 변해 말을 잊게 한다. [문명현 / 여행가]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1.26 12:42 수정 2020.09.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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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