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상황을 살펴보자.
선생님 : 오늘부터 우리 반에서 공부하게 된 필리핀에서 온 아브라함이라고 해요, 아브라함이 아직 우리나라에 익숙하지 않으니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알려주어야 해요.
아브라함 : 친구들 안녕, 나는 아브라함이야. 친하게 지내자~
(쉬는 시간, 아브라함이 밖에 간 사이 학생들이 수군거린다)
학생 A : 아브라함 재, 왜 이렇게 얼굴이 까무잡잡해? 공부는 잘 따라갈 수 있으려나…?
학생 B : 그래도 우리가 아브라함의 친구가 되어주면 아브라함도 조금씩 우리나라가 익숙해질 거야, 아브라함도 우리나라의 한 일원이야
(그 때 아브라함이 교실에 들어오고, 학생 B가 친절히 안내한다)
학생 B : 우리 이제 국어시간이야, 그리고 국어시간이 끝나면 점심을 먹으러 가면 돼, 같이 먹자!
아브라함 : 고마워~
최근 이주민들이 급속도로 한국으로 오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특히 서울의 몇몇 자치구 내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의 중요 구성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이제는 다문화학생들을 좀 더 익숙하게 만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다문화학생에 대한 교육 정책은 ‘동화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화주의란 쉽게 말해서 한국의 문화에 적응시키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즉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내용과 동일시된다.
물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습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다문화 학생들을 대할 때, 다문화 학생들이 원래 있었던 나라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문화 또한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나라의 문화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세계문화를 접할 수 있는 산 교육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세를 함양할 수 있는 큰 장점이 될 뿐만 아니라 다문화 학생들에게도 자신의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샐러드 재료들이 고루 섞여 조화로운 맛을 내는 것처럼, 다문화 교육도 다양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본적인 내용을 교육하면서도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문화를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한다면 우리 교육현장이 좀 더 다채로워질 것이다.
김건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