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세설] 우리는 언제 코스미안이 되는가

이태상

 


최근(20191130일자) 한국일보 고정 칼럼 '삶과 문화'에 실린 SF 소설가이며 변호사인 정소연의 글 제목이다. 여성으로서 정소연은 칼럼 글을 아래와 같이 맺고 있다.

 

우리의 차례는 언제 오는가? 누구도 계속해서 힘을 낼 수는 없다. 정신은 닳고 목은 쉬고 힘은 바닥난다. 평등한 존재감을 갖기 위해 발버둥 치던 동지들이 남성 중심의 내러티브에 밀려 절벽 너머로 떠밀려 간다. 살고자 했던 여성들이 죽고, 함께 힘을 내자던 의지가 때로 끝내 꺾이고, 애도는 결코 충분하지 않고, 아까워하는 사람들만 남아 있는 이곳에서, 대체 우리는, 여성은, 언제 인간이 되는가?”

       

2015915일 자연과인문에서 출간된 우생의 졸저 무지코 칸타타첫 장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호소했다.

 

요즘 한국에서 여성 비하와 여성 혐오가 전염병 번지듯 한다는 기사를 보고 팔십 노인이 같은 남성동포 여러분에게 간곡히 한 마디 하고자 합니다. 남녀성별 불문하고 우리 모든 생물의 고향은 하늘(아버지) 정기 받은 땅(어머니)의 모태인 바다라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하늘님땅님이 결합한 하나님이 성별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 아버지라기보다는 하나님 어머니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인류학적으로 고찰할 때 여성을 여신으로 숭배하는 모계사회로 출발했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돌연변이의 자폐아가 태어나 여신은 없다고 선언하자 초심을 잃게 된 인류가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퇴행하면서 평화롭던 세계가 폭력과 전쟁으로 파괴되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우리 모두 남성의 씨를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여성의 모유를 먹고 자랐습니다. 물론 부성애도 필요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부성애라도 하찮은 모성애의 억만 분의 일도 못되고, 아빠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엄마 없으면 살 수 없는 게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어찌 우리 남성이 우리의 영원한 엄마, 누이, , 애인, 연인, 여신을 욕보일 수 있단 말입니까. 정말 참으로 진실로 천벌(天罰), 지벌(地罰), 인벌(人罰)을 받을 일이지요. 그러니 우리 모두 고향을 잊지 말고 연어처럼 회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궁창 오물통에 빠진 채 문전걸식하다 문전객사 하지 말고 사랑이라는 무지개에 올라타고 하늘하늘 코스모스바다로 돌아가십시다.”

 

그러지 못 하겠다면 극약처방이라도 있어야 하리라. 2016720일 자연과인문에서 출간된 우생의 졸저 가슴은 사랑으로 채워라에 실린 윤동주와 마광수, 사마귀 타령이란 글을 나는 이렇게 끝맺었다.

 

특히 간절히 빌고 바라건대 교미 후에 수놈을 잡아먹는 사마귀(praying mantis)처럼 전쟁과 폭력을 일삼는 모든 남성을 성교 후 즉각 인정사정없이 잡아먹어치울 여성들의 출현을 죽도록 고대해 마지않는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12.09 10:55 수정 2019.12.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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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