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칼럼] 당신은 얼마나 주고 있습니까

입력시간 : 2019-12-26 09:59:24 , 최종수정 : 2019-12-26 10:00:52, 편집부 기자

 






흔히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더럽고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한단 말을 자주 한다. 정말 우리의 젊은이가 그럴까? 사실은 아닐 거다. 그럼에도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이런 말을 너무 쉽게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면 사실 나부터 하기 싫어진다. 그런 자리일수록 급여를 만족할 만큼 주는 곳도 별로 없다. 있다면 얼마나 많이 줄까. 3백만 원 정도는 될까? 그 정도라면 근무 환경이 나쁘고 힘들어도 참고 일해야 하나? 정말 그 정도 주는 곳이 있기나 할까? 영세 업체일수록 급여는 적고 일은 몇 배로 힘들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좋은 근무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급여를 더 많이 줘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오히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적게 받거나 기껏해야 겨우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그것도 잘해야 200만 원대 아닌가? 그런 곳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거나 오히려 우습게 여기기도 한다. 여기서 까딱 잘못하여 다치기라도 하면 그의 인생은 그대로 끝날 수도 있다. 꼭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일을 하면서 눈에 띄지 않게 건강까지 악화될 수가 있다. 이렇게 위험한 곳인데 당신이라면 그 월급에 만족해하면서 일할 것 같은가. 혹 몹쓸 병이라도 걸리게 되면 그동안 받은 월급을 모두 당신의 병원 치료비에 쏟아부어야 할지도 모른다.

 

고용주들이 줄기차게 말해온 것처럼 우리의 젊은 세대가 험한 일을 하는 걸 싫어하는 게 아니다.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꺼리는 것뿐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젊은이들은 대단히 현명하다. 그런데도 고용주들은 임금을 올려줄 생각은 하질 않고 틈만 나면 요즘 젊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입이 닳도록 해댄다.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도 내국인과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일할 맛이 전혀 안 나는데도 말이다. 기업주들은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는 큰 불만 없이 오랜 시간을 묵묵히 일만 잘한단 칭찬을 해댄다.

 

외국인 노동자가 체감하는 만큼 우리의 노동자들이 대우를 받고 있다면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 우리의 젊은이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다면 외국인 노동자처럼 묵묵히 일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나라에서 받는 급여 정도면 자국에서는 큰돈인 게 분명하다. 5~6배 혹은 3~4배 정도만 되어도 정말 괜찮은 돈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돈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놀랍다. 그 사람들은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쉬는 날에도 주변의 식당에서 밥 한 끼 사 먹질 않고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꼭 필요한 생필품 외에는 소비를 전혀 하지 않고 받은 돈을 모두 자기네 나라로 송금해 버린다.

 

국내 경제엔 전혀 도움이 안 되면서 외국으로 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기만 한다. 우리의 젊은 사람들이 산업현장에서 그 정도로 체감할 수 있는 대우를 받게 되면 그때도 기업들이 구인란에 허덕일까? 그 정도는 바라지 않더라도 지금의 평균 임금 두 배만 되어도 상황은 완전히 바뀔 거라 확신한다. 기업들이 무조건 인건비가 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일은 아니다. 자국민에게 만족할 만한 대우를 먼저 해주고 난 뒤 젊은 사람이 힘든 일을 하길 싫어한다는 말을 늘어놔도 늦지 않다. 우리의 젊은 사람들이 더럽고 힘든 일을 하길 싫어하는 게 문재가 아니라 정당한 대가는 지불하지 않고 힘든 일을 시키려고 하는 고용주의 잘못이 훨씬 크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 하더라도 기업이 정당한 대우를 해주기만 하면 지금도 일할 똑똑한 젊은 사람은 도처에 널렸다. 정당한 대우는 해주기 싫으면서 젊은 사람을 탓하기만 하는 고용주의 생각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자국민과 경쟁하면서 노동시장을 외곡 시키는 외국인 노동자를 더는 고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처음 일감을 수주할 때부터 높아진 인건비를 감안하여 충분한 비용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업 문화가 형성되어 힘들게 일한 노동자에게 근로 환경과 노동 강도에 따른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가정과 나라가 잘 살 수 있는 길이다.

 

낮은 급여 200만 원과 비정규 파견직 확대 정책은 우리의 젊은이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다. 극도로 침체된 우리의 가정 경제가 예전처럼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바른 노동의 대가를 줘야 한. 그러지 않고선 이 나라의 미래는 밝지 않다. 국민이 잘살지 못하면 국가의 경쟁력은 한발 앞서 추락하고 만다.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힘든 환경에서 일하는 우리의 노동자가 역차별을 받고 있진 않은지 세심한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한 노동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어야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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