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드림의 싫존주의] 아직도 민주당보다 먼저 빼야 할 것들이 태산이다



 

최근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 신문'으로 자신들은 강조하지만 외부에선 '거기도 이젠 좀 갔지’라는 평이 대세인 어느 신문의 칼럼에, 운동권에서 여기저기로 옮겨가며 쉴 틈 없이 자신을 채색하시던 어떤 분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도발에 가까운 글을 썼다.  잘못 짚었다. 아직 이 나라엔 민주당보다 먼저 빼야 할 것이 널렸다.


요 몇 년 동안 언론에서 문재인 정권과 여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이런 것이었다. 


"이럴 줄 몰랐다."  "문재인정권이 이럴 줄 몰랐다." "조국마저 이럴 줄 몰랐다." "총리가 되어 그런 말을... 정말 그럴 줄 몰랐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을 기대한 것인가? 문재인이 집권하면 이 나라의 온갖 병폐와 악습은 일거에 사라지고 전세계 모든 시민들이 부러워 할 만한 지상낙원이라도 펼쳐질 줄 알았나? 기대치가 도대체 얼마나 높았길래 저토록 습관적인 실망감을 표출하는 걸까?

좀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이 나라의 병폐가 대통령 한 번 바뀐 걸로 해결 될 수 있을 만큼 나약할까? 최소 해방 후 70년 이상을 굳건하게 쌓아올린 그 탑이 그리 쉽게 무너질까? 그것은 하나의 정치세력을 넘어서 우리의 의식구조와 일상의 패턴에까지 짙게 베어 있다. 그걸 단번에 바꾼다고? 세상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박근혜가 탄핵 당한 것으로 박근혜 세력까지 당했는 줄 아는가? 오히려 그들의 단결력은 더 굳건해졌다. 그들은 물불 안 가리고 구세력을 복원하고자 한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지난 세월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수가 다시 결집 중이다.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서로를 힐난하던 그들이 다시 뭉치고 있다. 진보는 이익보다 명분을 중시하느라 현실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보수는 이익을 위해 그 어떤 것도 참아낼 수 있다. 지금 보수는 어떤 것도 참아낼 생각으로 결집하고 있다. 

그럼 민주당이야말로 진짜 우리편이라는 생각으로 태극기를 몸에 두른 그분들 마냥 성심을 다해 지지해야 하는가? 그것 역시 곤란하다. 민주당은 단순한 하나의 단위체가 아니라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조직체다. 그 안에는 언제 보수정당으로 옮겨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 민주당의 탈을 쓰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우리의 역할은 그들을 ‘의심하며 쪼는 것’이다. 한국 정치인의 판단이란 대부분 눈치싸움에 따른 결과이기 쉽다. 자기 신념과 주관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은 열에 하나 될까 말까한 이례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형 정치인은 대부분 표 계산을 하며 눈치를 보면서 행동한다. 다소간 한심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하지 않은가? 우린 가만히 참지 말고 끊임없이 저들에게 ‘눈치’를 푸시해야 한다. 정치인은 말없는 지지자보다 말 많은 무당층을 더 두려워하는 법이다.


민주당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정의와 공정을 바로 세울 정당인지는 나는 도통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은 적당히 쓸만한 패다. 그것은 반대로 그 외의 정당이 원체 형편없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우린 언제든지 여차하면 버릴 수 있다는 각오로 이 패를 이용해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정당은 그러라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민주당 안에도 맘에 안 드는 패들이 보일 것이다. 선거는 그 패들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정이니 연이니 하는 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쓰임이 다했다 싶으면 가차 없이 버리고 새로운 패를 가져오는 것. 투표는 고스톱 하듯이만 해도 반은 성공한다. 


한 가지 더.
하는 것도 없이 광만 팔려는 자들을 필히 경계하라. 그게 바로 언론이다. 






[강드림]

다르게살기운동본부 본부장

대한돌싱권익위원회 위원장

비운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2.20 20:32 수정 2020.02.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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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