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의 항간세설] 천지인(天地人) 삼락(三樂)의 화신(化身) ‘파랑새’가 되어보리

이태상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모든 사회생활에 파급되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고 사람들의 숨통이 트여있어 천만다행이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문을 닫으면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인터넷) 문을 열면 마음에 드는 손님을 맞이하고, 문을 나서면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이 인간의 세 가지 즐거움이다.”

 

조선 중기 학자 신흠(申欽1566-1628)이 그의 시 소박한 인간 삼락에서 하는 말이다. 이를 천지인(天地人) 삼락(三樂)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책을 통해 별처럼 많은 사상과 교류하고 삼라만상의 자연과 친해지면서 (유튜브를 통해서라도) 인간도처유청산 (人間到處有靑山)임을 발견하는 즐거움이리라.

 

이는 다석 류영모 사유의 토대인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사상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까. 20087월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 그의 제자 함석헌과 함께 이 땅을 대표하는 종교사상가로 공인된 다석(多夕) 류영모(柳永模 1890-1981) 선생이 19604.19혁명 직후 학생들을 상대로 혁명에 관해 1959-1961 3년 간 행한 강의록 다석 씨알 강의2015년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나왔다.

 

한글을 하늘이 주신 글천문(天文)으로 인지한 다석의 한글 활용법은 난해하나 참으로 독보적이라고 한다. 그는 한글 속에서 유불선(儒佛仙)과 기독교의 모든 진리를 풀어냈다, 그는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을, 아무런 경계가 없는 ()’와 같은 세상을 설파했다.

 

그의 호 다석(多夕)은 저녁 석()자가 세 개 겹친 것으로 빛보다는 어둠, 있음보다는 없음의 세계를 강조한다. 없어야 모든 것을 품는다고 그는 믿은 것이다. 그는 꽃을 볼 때 꽃을 있게 하는 하늘도 같이 볼 것을 권한다. 그에게는 하느님도 없이 계신 분이다. 따라서 하느님으로부터 바탈, 즉 본성을 받은 인간 또한 없이 있는 존재여야 마땅하다.

 

어쩌면 이것이 극히 외람되지만 나의 자작 아호(雅號) ‘해심(海心)’을 뜻하는 게 아닐까. 하늘도 품고, 땅도 품고,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물도 품는 코스모스바다의 마음 말이어라.

 

2015221일부터 201589일끼지 방영된 KBS 2TV 주말연속극 파랑새의 집(House of Bluebird)’이 인기였었다. 이 드라마는 혈연을 초월한 어머니의 사랑과 삼포세대의 현실을 함께 겪어내고 있는 부모와 자녀들의 이야기로 행복의 상징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고 결국 가까운 곳에 있다는 메시지였다.

 

이 파랑새는 가까운 곳에 있다기보다 나와 함께 동행 한다고 해야 하리라. 말이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하듯이 습관이 그 사람의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않으랴. 한 사람의 행과 불행이 그 사람의 습관에 좌우된다는 말이다. 좋은 습관은 행복, 나쁜 습관은 불행으로 인도한다는 뜻이다. 예부터 우리말에 세 살 적 버릇 여든 간다고 하지 않았나.

 

베스트셀러 행복 프로젝트(The Happiness Project, 2009)’ 저자인 그레첸 루빈(Gretchen Rubin 1965 - )은 그녀의 신간 전보다 낫게: 우리 일상습관을 바로 잡기(Better Than Before: Mastering the Habits of Our Everyday Lives, 2015)에서 여러 해를 두고 수많은 사람들과 행복에 대해 대화를 나눠 본 결과 행과 불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습관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사람들을 네 부류로 구분한다. 자립형(Upholders), 의문형(Questioners), 순응형(Obligers), 그리고 반항형(Rebels)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문형이거나 순응형이고 자립형이나 반항형은 극소수란다.

 

자립형은 다른 누구의 감독이나 요구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다. 의문형은 다른 사람의 기대에는 저항하고 자신의 기대에 부응한다. 순응형은 다른 사람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자신의 기대는 가볍게 여기고 저버린다. 그런 반면에 반항형은 자신이든 다른 사람이든 그 어느 누구의 기대도 상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말이다. 이는 자신의 행복과 건강과 생산성을 조장하는 습관을 가질 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좋은 습관이 바로 자신의 파랑새이리라.


그 어떤 인위적인 제도다 관습이나 이념이다 사상이다 하는 각종 선입관이나 편견이나 고정관념이라는 새장에 갇히지 않고, 우리 모두 푸른 창공 청산으로 훠어이 훠어이훨훨 날아다니는 천지인(天地人) 삼락(三樂)의 화신(化身) 파랑새가 되어보리.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코리아헤럴드 기자

뉴욕주법원 법정통역관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3.21 10:44 수정 2020.09.1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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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