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차영의 대중가요로 보는 근현대사] 팔도 장타령

얼씨구두 잘 한다 품바 품바 잘 한다

김다인·김송규·김해송

유차영

 



<팔도 장타령> 노래는 우리나라 5일장의 역사와 현장을 품은 노래다. 이 저자거리 마당 시장(市場)은 조선시대 후기 상업이 발달하면서 열린 정기(비정기)적인 시장이다. 조선 23대 순조(1790~1834)임금 시절, 이러한 장터가 전국에 1600여개에 이르렀단다. 이러한 풍습이 대한제국기와 일본제국주의 식민시절·6.25전쟁을 거친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다. 1939년대의 이러한 풍습을 엮은 곡절이 이 노래다.

 

해주나 감사 삼년에 해가 나서 못하고/ 연안 백천 인절미는 송도 장꾼이 다 먹고/ 황주봉산 능금 배는 서울 장꾼이 다 먹고/ 신계곡산 머루 다래는 처녀 총각이 다 먹네/ 얼씨구두 잘한다 절씨구두 잘한다/ ~~ 품바 품바 잘한다// 평양감사나 삼년에 기생 등살에 못하고/ 구름 떴다 운산장은 날이 흐려서 못보고/ 개천 많다 박천장은 물이 많아서 못보고/ 이변 저변 영변장은 변리가 많아서 못보네/ 얼씨구두 잘한다 절씨구두 잘한다/ ~~ 품바 품바 잘한다// 함경 감사나 삼년에 고향 생각에 못하고/ 길주나 명천 북포장은 상주 무서워 못보고/ 덕원 원산 명태장은 눈이 무서워 못보고/ 일흠(이름)좋은 이천장은 이가 없어서 못보네/ 얼씨구두 잘한다 절씨구두 잘한다/ ~~ 품바 품바 잘한다.(가사 전문)

 

https://youtu.be/ZXnOx0h7sR0

 

<팔도 장타령>노래는 1939년 콜럼비아레코드 C40852 SP음반이다. 박향림의 <별일이 다 많아>와 같이 발매되었다. 김다인(본명, 박영호)작사 김송규 작·편곡인데, 김송규는 이 노래를 부른 가수 김해송의 본명이고, 작곡가로서의 이름을 김송규로 썼다. 이 노래는 풍자 해학적이면서도 지역별로 특산물을 거명(擧名)하였고, 신계곡산 머루 다래와 같은 곡물은 피부미용관리가 필요한 처녀총각들의 기호한다는 효능의 의미도 담았다. 노래의 포인터는 품바 품바 잘한다이다.

 

품바는 타령의 장단을 맞추고 흥을 돋우는 소리다. 품바의 첫 기록은 신재효(申在孝, 1812~1884. 조선 말 판소리 연구가)의 한국판소리전집 중 <가루지기타령(변강쇠타령)>이다. 여기에 품바란 타령의 장단을 맞추고 흥을 돋우는 소리라 하여 조선 말기까지 입장고라고 불린다고 남겼다. 1960연대까지는 입으로 뀌는 방귀라 하여 입방귀라 썼고, 장터나 길거리를 다니면서 동냥하는 각설이나 걸인의 대명사로 통용되었다.

 

조선시대 1800년을 전후하여 전국에 시장이 보통 5일마다 열렸는데, 일정한 상인 집단이 5개 고을을 차례대로 하루씩 이동하며 시장을 열었다. 이것이 5일장이라 부르는 단초이고, 그 간격은 30~40리 정도였단다. 30~40리마다 느티나무도 심겨져서 이정표로 삼기도 했단다. 조선 말기에 이르러 마침내 매일 열리는 상설시(常設市)가 열린다. 이곳에는 봇짐장수(보상, 褓商)나 등짐장수(부상, 負商)를 비롯해 객주(客主)와 감고(勘考)도 활동했다. 이중 객주는 상인들을 상대로 하는 상인이었다. 조선 전기에는 보름·열흘·닷새·사흘 등 일정하지 않았으나, 후기에 들면서 오일장이 자리 잡았다. 영조 시기 <동국문헌비고>에는 1770년대 전국에 1064개로, 19세기의 <만기요람>에서는 1057개로 파악하고 있다. 김동리 소설 <역마>의 배경 화개장터,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속의 봉평장터, 하회마을 오일장이 열리던 저잣거리의 박정숙가옥 등이 <팔도 장타령>에 언급되지는 않은 점도 특이하다.

 

세계적으로 상인(商人)은 장사를 하는 장사꾼이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가로질러 다니면 대상(隊商, caravan)이라고 했고, 히브리어의 상인이라는 의미 케나안(케나니)은 가나안(가나안 사람)을 뜻한다. 상인이라는 말은 중국 주나라가 상나라를 멸망시킨 서기전 1122년 이후에 유래한 상()나라 사람이라는 뜻이다. 상나라는 주나라에 의해 멸망했는데, 이때 주나라는 상나라를 깎아내리기 위해 수도였던 은()을 나라 이름으로 불렀다. 주나라가 선 이후 상나라 사람들, 즉 상인들은 정치에서 배제되어 하는 수 없이 장사를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상나라 사람이라고 하면 곧 떠돌이 장사를 하는 사람이란 뜻이 되었고, 역시 같은 뜻으로 상업(商業)은 상나라 사람들의 직업이란 뜻으로 장사를 의미했다.



[유차영]

문화예술교육사

솔깃감동스토리연구원장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4.04 11:02 수정 2020.04.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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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