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세계 식량위기 현실로

코로나19로 곡물 수출 중단 및 물류 마비

사진 = 코스미안뉴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식량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다. 생산량 감소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해 경기침체를 가져왔던 2006~2008년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 = Agriculture+Inflation)을 능가하는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당장 봄철 파종기에 일꾼을 구하지 못해서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각국의 봉쇄 조치로 식량 공급을 위한 물류망이 마비되어 단기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하여 중동을 거쳐 인도와 파키스탄 쪽으로 동진하고 있는 대규모 사막메뚜기떼도 곡물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연간 곡물 소비량은 약 26억 6800만 톤으로, 생산량과 대충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수출 금지 또는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주요 쌀 수출국 중 하나인 베트남이 지난 3월 24일 쌀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도 4월 5일 쌀 수출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3월 20일 밀과 보리 등 모든 곡물에 대한 수출을 금지시켰고 세르비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밀, 감자, 양파, 설탕, 식용유 등의 수출을 금지했다. 세계 1위 쌀 수출국인 인도는 전국  봉쇄로 수출용 쌀을 항만에서 썩힐 처지에 놓였고, 농산물 생산량의 65%를 수출하는 호주는 항공과 해운 물류가 마비되어 농산물 수출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코로나19로 야기된 세계 식량 위기는 당장 사하라사막 남쪽 사헬지역 국가들과, 소말리아를 포함하는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극빈국들에게 가장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 농산물 수입 비중이 90%가 넘는 지역도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농지가 태부족인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 키리바시, 미크로네시아 등에도 식량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올해 최대의 식량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식량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18년 기준으로 46.7%로 국내 곡물 생산량이 전체 소비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주식인 쌀의 자급률은 100% 수준으로 위기감은 덜한 편이지만 보리, 콩, 옥수수, 소맥 등은 자급율이 턱없이 낮아 축산 사료와 곡물 가공식품의 가격이 상승하여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위기를 위기인 줄 알면 위기가 아니다.




이정민 기자
작성 2020.04.13 12:23 수정 2020.04.1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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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