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봄

전승선





  

 

“안녕”

살아있는 꿈이 죽은 꿈에게 말을 건넸다.

나는 진부한 문장 하나를 빼어들고

죽은 꿈에게 눈부신 봄 햇살을 주사 했다.

그대, 꿈이여 기죽지 마라

봄밤은 길어서 천년을 기다리고

진리와 가치가 모두 떠나는 동안에도

당신과 나 사이에는 봄꽃이 피어나고 있을 것이다.

분분한 꽃잎을 달고 저 언덕을 넘으면

한밤중의 어둠은 스스로 독이 풀어지고

당신은 죽은 꿈의 무덤을 열고 나와

봄밤에 갇힌 피안의 공장에서 봄꽃을 만들어 내며

게으른 인생이 더디 가길 바랄 것이다.

봄날의 마지막과 겨울의 시작을 지우고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저 희디흰 목련처럼 당신과 나의 전 생애가

봄날의 꿈으로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4.17 10:27 수정 2020.04.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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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