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의 항간세설] 무엇이 우리의 현실(現實)인가

이태상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 남과 북은 하나의 생명 공동체, 남북 생명 공동체는 평화공동체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 코로나19의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인 2020427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는 우리 한민족이 우선 한반도에서부터 시범(示範)을 보여, 온 지구촌으로 확대하자는 시의적절(時宜適切)하고도 절실(切實)한 메시지가 되리라.

 

2020420일자 미주판 중앙일보 칼럼 교훈의 대가가 비쌀 필요는 없다에서 봉화식 LA디지털부 부장은 이렇게 칼럼을 맺고 있다.

 

해외에 살며 모국에 투표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총선 결과를 보며 도쿄 북부 도치기현의 닛코가 떠올랐다. 막부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과 위패가 있는 도쇼구(동조궁) 신사의 3마리 현명한 원숭이 그림으로 유명한 곳이다. 뿌리는 중국신화에 바탕을 둔 유교 가르침으로 신비주의를 겸하고 있다. 나쁜 말은 듣지 말고, 나쁜 행동은 보지 말고, 나쁜 말은 하지 말라는 도덕적 내용이다.

주인공은 듣지 못하는 기카자루로 귀를 막고, 말하지 못하는 이와자루는 입을 닫고, 보지 못하는 미자루는 눈을 가리고 있다. 이들은 하늘의 감시자로 세상의 선악을 지켜보고 하늘에 다시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귀가 들리지 않는 기카자루는 나쁜 행동을 한 사람을 본 뒤 눈이 보이지 않는 미자루에게 목소리로 전달한다. 미자루는 이 내용을 말못하는 이와자루에 옮긴다. 모두 쓸데없는 것을 피하라는 교훈이다. 이들은 현명함 외에 신중함도 갖추었다. 겁쟁이 패배자로 악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 선악을 구별할 지혜를 가지라는 것이다.

인생은 늘 편한 것도, 고달픈 것도 아닌 부침의 연속이다. 시소 놀이 와 비교할 수 있겠다. 역병 사태로 시민들의 패러다임도 점차 남을 의식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패턴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언행을 보다 신중히 하고 가려서 보며 현명히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교훈은 꼭 비싸게 얻을 필요가 없다.”

 

널 사랑하겠어

(언제까지나)

널 사랑하겠어

 

(지금 이 순간처럼)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널 사랑하겠어

 

음악 밴드그룹 동물원널 사랑하겠어는 김창기가 작사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가사의 한 소절이다. 옛날과 달리 오늘날에 와서는 동물원이나 식물원 또는 서커스의 인기가 시들해 가고 있다. 그 한 예로 미국 샌디아고의 씨월드(Sea World)의 인기 있던 쇼가 더 이상 사람과 동물 간의 아름다운 소통이 아닌 그 정반대의 이미지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광활한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살아야 할 범고래나 돌고래를 콘크리트 수족관에 가두고, 그 안에서 번식하게 만들며, 특정한 동작들을 익히도록 훈련시켜, 서커스를 만드는 전 과정이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다. 이것이 어디 애완동물 내지 식물들의 서커스뿐인가. 더 극심한 인명살상의 인간 서커스가 온 지구촌에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즐기는 오락 엔터테인먼트(ENTERTAINT)’란 것부터 생각 좀 해보자.

 

온갖 살상무기를 동원한 전쟁놀이나 스포츠라는 미명하에 무지막지한 폭력을 인정사정없이 휘두르는 권투나 다종 격투기나 레슬링 등 잔인 무쌍한 만행(蠻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마네킹 이나 인형 같은 이른바 패션모델이다 아이돌이다 미스 유니버스 다 미스 월드다 미스 코리아다 등 부자연스러운 인조품을 대량 생산하는 연예사업 말이다.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우리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자. 직업적으로 공인된 시인도 아니면서, 혼자 쓰고 디자인하고 출판까지 한 엄지용의 독립 서점가 베스트셀러 시집 시다발에 수록된 시 영화를 살펴보자.

 

너와 영화를 보러 가면

나는 종종 스크린 대신 너를 보곤 했다

영화를 보는 너를 바라봤다

즐거운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슬픈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너는 매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그렇게 너를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

너와 눈이 마주칠 때면

내겐 그 순간이 영화였다

 

이게 어디 연애하는 연인이나 사랑하는 가족 특히 어린 아이들뿐이랴. 동물이나 식물 또는 광물 등 가릴 것 없이 내가 순간적으로나마 마주하게 되는 만물의 우주영화이리라.

 

아프리카 동부지역의 케냐는 메마른 초원지역으로 비가 잘 오지 않아 늘 건조해서 물이 아주 귀하다고 한다. 그래서 케냐의 전통적으로 용맹한 부족 마사이족은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침을 뱉어 인사한단다. 침은 물이고 상대방에게 주는 물의 축복이라 는 의미란다. 앞으로 세계가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서라도 침에 담긴 깊은 뜻을 되새김질해볼 일이다. 우리 동양에서도 타면 자건(唾面自乾)이란 고사성어(古事成語)가 있다.

 

중국 당나라의 관리 누사덕(樓師德)은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뜻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생겨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되자 따로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텐데 너는 어찌 처신할 셈이냐?”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에 형이 나지막이 타일렀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였다. 이 누사덕의 지혜를 오늘날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지도자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몇 년 전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선 오바마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는 모욕적인 악플이 범람했다. 심지어 검은 원숭이,’ ‘원숭이 우리로 돌아가라는 흑인 비하 댓글도 많았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겨냥한 저급한 비방을 여태껏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 침SNS에서 그냥 마르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오바마의 놀라운 포용 정치가 다시 빛을 발했다. 백인 청년의 총기 난사로 숨진 흑인 목사를 비롯한 교인들 장례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읽던 오바마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더니 반주도 없이 놀라운 은총(Amazing Grace)’을 부르기 시작하자 영결식장을 가득 메운 6,000여 명의 참석자는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 일어나 이 찬송가를 따라 불렀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이 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의 박수 소리가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졌었다.

 

포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내의 인()은 심장()에 칼날()이 박힌 모습을 본뜬 글자다.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바로 인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자면 누구나 가슴에 칼날 몇 개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느냐 못 참느냐, 거기서 삶이 결판난다. 누사덕과 오바마만의 문제가 아니리라. 인생사가 다 그렇지 않으랴.

 

1113일은 세계 친절의 날(World Kindness Day)이다. 일본의 작은 친절 운동본부NGO’가 미국, 영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유사 단체들과 연합해 2000년 홍콩 총회에서 세계 친절운동(World Kindness Movement)’이라는 국제 NGO를 설립, ‘친절 선언(Declaration of Kindness)’을 발표 했다.

 

이 세계친절운동은 국가와 문화, 인종과 종교의 경계를 넘어 공감대를 넓혀 차이와 갈등을 줄임으로써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세계시민들의 평화운동이다. 개인이 먼저 친절을 베풀고, 그 친절이 사회로 확산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인간 및 천연자원 착취에 대한 국제적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로, ‘세상을 치유하기(Healing the World)’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세계친절운동은 한국을 포함, 25개국에 대표부를 두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2011년 전한 바로는 친절은 섹스보다 즐겁고 전염성이 강하단다. 72명의 다발성 경화증 환자 중 5명을 골라 한 달에 한 번씩 다른 환자들에게 15분간 전화를 걸어 얘기를 들어주는 실험을 했는데, 3년이 지나자 도움을 받은 67명의 환자들 삶의 만족도도 높아졌지만 도움을 준 5명의 만족도는 도움받은 환자들보다 7배로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보통 물건이나 서비스의 효용도가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는 것과 달리 도움받는 사람들이 느끼는 즐거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졌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통신업체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 관찰해 보니, 다른 직원들을 도와줌으로써 자신과 자신의 도움을 받는 직원들의 생산성도 높아지고, 동료들의 신임과 인정도 더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상하게 친절하고 배려심 있는 행동은 엔도르핀 효과가 있어 유쾌한 운동을 한 뒤 느끼게 되는 좋은 기분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뇌 속의 미상핵(caudate nucleus)과 측좌핵 (nucleus accumbens)이라는 기관은 식사나 섹스를 할 때 기쁨을 느끼게 하는 등 본능적인 욕구충족과 관련된 곳으로 기부나 선행을 할 때도 이 기관들의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한다.

 

말하자면 친절은 맛있는 식사나 애정어린 섹스와 같은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뇌에는 이타주의적(利他主義的)인 욕구, 곧 진정한 사랑의 본능이 내재(內在)되어 있어 우주의 본질이 사랑이라는 말이어라.

 

부메랑처럼 당신이 베푸는 친절은 이자까지 붙어서 당신 자신에게 되돌아온다고 했던가. 그 예를 하나 들어보리라. 얼마 전 친구로부터 전달받은 종업원이 건넨 쪽지란 일화를 옮겨본다.

 

지난 723일 새벽 5시 반, 미국 뉴저지주() 한 마을 식당, 두 남성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한 여성이 이들에게 쪽지를 건넵니다.

 

오늘 당신들의 아침은 제가 대접할게요.”

 

여성은 식당의 종업원 24살 리즈 우드워드. 그녀는 이 식당의 7년 차 종업원입니다. 밤새 식당 일을 한 후 가게를 청소하고 퇴근하려던 그녀는 우연히 두 남자의 대화를 듣게 됩니다. 두 남자는 소방관 팀괴 폴입니다. 폴은 지난밤 창고에 난 불을 끄기 위해 12시간 동안 진화작업에 투입됐습니다. 팀은 밤새 아무것도 먹지 못한 폴을 데리고 식당을 찾았습니다.

 

팀과 폴은 아침 식사를 하며 화재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화재 진압을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든 소방관에 감동한 리즈는 그들에게 영수증 대신 쪽지를 건넸습니다.

 

두 분의 아침값을 제가 대신 계산할게요. 모두가 도망쳐 나오는 곳으로 뛰어 들어가 사람들을 구하는 당신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은 용감하고, 든든한 분들입니다. 오늘은 푹 쉬세요.”

 

소방관들은 이 따뜻한 쪽지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이 식당에 간다면 그녀에게 후한 팁을 부탁한다는 글과 함께

 

그런데 얼마 뒤 팀은 자신에게 선행을 베푼 리즈가 사실은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리즈는 사지마비 환자인 아빠를 위해 밤에는 일을 하고 낮에는 그를 돌봤던 겁니다. 또 그녀는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는 밴(van)을 사기 위해 기부금을 모으는 중이었습니다.

 

팀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녀의 사연을 전했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소방관들에게 선행을 베푼 리즈에 감동한 사람들은 그녀를 위해 기부를 했습니다. 단 하루 만에 모인 기부금액은 53,000달러였습니다. 부모님 결혼기념일인 1230일까지 모으려던 목표 금액 17,000달러의 3배를 넘은 금액이었습니다. 이 금액이 모이는 데는 딱 하루가 걸렸습니다. 작은 선행이 불러온 놀라운 기적을 리즈는 말합니다.

 

부모님은 작은 도움이라도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항상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도울 기회가 온다면 그들을 도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단지 힘든 소방관들의 웃음을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 그래서 세상은 거울과 같다. 네가 웃으면 세상도 웃고, 네가 찌푸리면 세상도 찌푸린다. (The world is like a looking glass. If you smile, it smiles back. If you frown, it frowns back.)고 하는 것이리라. 이렇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거울 같다면 이런 거울이란 대체(大體) 어떤 것인지 우리 한 번 꼼꼼히 살펴보자.

 

디지털 문명기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무엇일까. 가상 현실(VR-Virtual Reality)이란 것이 게임은 물론이고 방송, 영화, 저널리즘 등 각종 미디어와 교육, 의료(원격진료), 자동차 산업 (가상주행)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동시에 VR 저널리즘을 선보였다. 모바일에 VR 앱을 다운받고 카드보드지로 만든 구글의 VR 안경을 쓰고 스마트폰을 움직여 보면, 거의 360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입체적 뉴스를 볼 수 있다. 유튜브도 안드로이드 앱에 ‘VR 보기기능을 추가했고, 세계 독립영화의 산실인 선댄스영화제를 주최하는 선댄스재단도 VR회사와 손잡고 VR 영화 제작 지원에 나섰다.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혼합현실이 엄청난 가짜 현실감을 자아내며, 머리에 헤드셋을 끼고 가상의 세계에 빠지는 가상 현실만 있는 게 아니고, 가상의 3D영상물이 현실 공간에서 실물처럼 움직이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도 있어 증강가상(Augmented Virtuality)’이란 용어까지 생겼다.

 

흔히 감지(感知)작용이 현실(Perception is reality)’이라고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 된다는 것인가?

 

상상력의 세계사(World History of Imagination/ Pour une histoire de l’imaginaire, Les Belles Lettres, Paris, 1998)에서 루마니아의 신화학자(神話學者) 뤼시엥 보이아(Lucian Boia 1944 - )우리의 존재 자체가 상상력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역사의 모든 분야에서, 모든 역사적 사건에서, 모든 사상에서, 그리고 모든 행동에서 상상력을 발견한다.”며 상상력이 인간의 역사를 창조하는 주체이자 근원이며 그 내부에는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우리말에 말이 씨라고 한다. 그보다는 상상(想像)’이라 하든 이상(理想)’이라 하든 생각(生覺)’ 자체가 현실(現實)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쩜 그래서 프랑스의 수학, 물리학,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1628-1662)사람은 생각하는 갈대(Man is a thinking reed)’라고 했으리라.

 

우리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난자와 정자의 만남을 의미하는 착상(着床)이란 현미경으로 봐도 잘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세포의 만남으로, 이미 남자와 여자의 몸에서 형성된 디옥시리보 핵산이라 불리는 DNA(deoxyribonucleic acid)가 착상을 통해 또 하나의 똑같은 DNA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한 생명의 탄생은 한 점으로부터 시작되듯이, 우주의 탄생도 한 점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하지 않나. 빅뱅(Big Bang)이라 불리는 우주의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교합(交合)이 지금으로부터 약 150억 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우주물리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태양을 포함한 은하계(銀河系)엔 약 2천억 개의 별들이 있고, 이런 은하계가 또 2천억 개가 있으며, 이토록 광대무변 (廣大 無邊)의 우주도 한 점의 폭발인 빅뱅에 의해 모든 것이 다 한 점, 한순간에서 시작되었다면, 그리고 또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다면, 이 한 점 속에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는 청사진이 있다는 말 아닌가.

 

두 개의 레이저 광선이 만나 발생하는 빛의 간섭현상을 이용하여 입체적으로 나타난 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기술을 홀로그램 (hologram)이라 하는데, 전체 또는 완전하다는 뜻의 홀로(holo)’와 정보나 메시지란 의미의 그램(gram)’의 합성어 홀로그램은 보이는 현상을 가상으로 보고, 보다 구체화된 현실, 4차원, 아니 그 이상의 세계가 있음을 시사하고 연상시킨다.

 

미국 태생의 영국 물리학자로 양자이론(Quantum Theory, 1951)’ 등의 저자 데이비드 조세프 봄(David Joseph Bohm 1917-1992)은 현대물리학과 관련된 철학적인 문제들과 사고(思考)와 의식(意識)의 본질(本質)을 연구, 깊이 탐색(探索) 했다. 그는 홀로그램 우주론에서 전체로서의 우주는 그 우주 부분들의 조합(組合)이 아니고 각 부분이 전체를 포함하고 있어, 각 부분에서 전체 자체가 나타난다고 했다.

 

그가 남긴 말 한두 마디 우리 곱씹어보자.

 

어쩜 우리의 허튼 생각이라는 난센스에 더 센스가 있고, 우리의 눈치 분별력이라는 센스에 더 터무니없는 난센스가 있는지 모를 일이다.”

 

“Perhaps there is more sense in our nonsense and more nonsense in our ‘sense’ that we would care to believe.”

 

달리 감지(感知)하거나 생각하는 능력이 지식을 쌓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The ability to perceive or think differently is more important than the knowledge gained.”

 

이와 같은 양자이론을 내가 이해하기로는 대천지(大天地)의 축소판이 소천지(小天地)이고, 소천지의 확대판이 대천지이며, 하나의 DNA 안에 인간전체가 담겨있듯이 인간의 모든 세포 속에서 DNA가 현상(現像)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나와 우주, 순간과 영원이, 같은 하나라는 것이리라.

 

그러니 현실(現實)이란 우리 개인적인 것이 아닌 절대적 이데아 (eidos/idein/Ide’e/idea), 곧 인생의 진선미(眞善美)의 합일점(合一點) 이상(理想)의 개별적인 실현(實現)이리라.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마틴 존 리스경(Sir Martin John Rees, 1942 - )은 우주의 거시세계(巨視世界)와 양자의 미시세계(微視世界)의 통합이 미래 과학의 과제라며 유로보로스 (ouroboros)’를 언급하는데, 유로보로스는 그리스어로 꼬리를 삼키는 자란 뜻으로 용이나 뱀이 자신의 꼬리를 집어삼키듯 처음 알파와 끝 오메가의 반복으로 영원과 무한, 곧 탄생과 죽음의 반복을 상징(象徵)한다.

 

, 불가사의(不可思議) 중에 불가사의, 미스터리(Mystery) 중에 미스터리, 탄생과 죽음, 순간과 영원, 나와 우주, 모든 것이 하나라는 이 신비(神秘)스런 기적(奇蹟) 중에 기적이 우리의 현실이요 코스미안으로서의 우리의 상식이어라.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4.30 09:34 수정 2020.05.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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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