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임진왜란 전적지 답사

명량해전 현장을 찾아서

필사즉생의 정신으로 이순신 장군이 기적을 이루어낸 곳

사진=명량 울돌목 / 코스미안뉴스



1597년 9월 16일(이하 음력) 이순신 장군은 명량에서 13척의 배로 왜적 133척의 대선단에 맞서 33척을 격침시키는 기적적인 승리를 이루어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정신으로 싸워 이긴 역사의 현장이 명량 울돌목이다.


울돌목은 밀물과 썰물이 하루에 4번, 6시간마다 교차하여 바뀐다. 물살이 가장 센 날은 음력 보름과 그믐 때로 사리 물때라고 한다.반면 반달이 뜨는 음력 8일과 23일은 조금 물때로 조류의 흐름이 약한 시기다. 명량해전이 있었던 음력 16일은 대조기로 조류의 흐름이 가장 센 날이었다.


2020년 5월 1일 진도대교를 건너 코로나19 발열체크 검문소를 지나 울돌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진도타워에 올랐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진도대교 왼쪽에 두번째로 돌출한 길쭉한 양도라는 섬이 있고 그 안쪽으로 전라우수영이 보인다. 명량해전 전날인 1597년 9월 15일 이순신은 진도 벽파진에서 이곳 우수영으로 진을 옮기고 주민들을 소개시킨 후 전투준비를 했다.


9월 16일 아침일찍 해남의 어란포를 출발하여 오전 10시경 적선 133척이 울돌목을 통과하려하자, 조선수군은 겁에 질려 멀리 양도 뒤쪽까지 물러났지만 이순신 장군의 대장선 혼자 역류를 견디며 1시간 이상 적을 막아냈다. 


위기에 처한 대장선에서 초요기를 올리고 대장선을 구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거제현령 안위의 배가 먼저 달려와 적진 속으로 뛰어들어 혼전이 벌어졌고, 이어서 미조항 첨사 중군장 김응함의 배가 달려와 합세할 즈음인 정오 경에는 물살의 흐름이 바뀌었다. 이 때 물러나 있던 조선수군의 배들이 달려와 총반격을 펼쳐 순식간에 적선 33척을 격파했다.


적선은 파괴된 채 서로 엉켜 물살을 타고 떠내려가기 시작했고, 조선수군은 바뀐 순류를 타고 벽파정자 아래까지 추격했다. 이때 붉은 비단옷을 입고 물속에서 떠내려가는 적장 마다시를 갈고리로 건져올려 적들이 보는 앞에서 목을 베고 시신을 토막을 내버리니 왜군은 기가 꺾여 해남방면으로 도주했다. 


이 때가 오후 3시경으로 조류가 목포에서 해남 방향으로 가장 세게 흐르는 시각이라 이순신 함대는 진도 남단의 금갑도 쪽을 지나 팽목항을 돌아서 저녁 나절에 달빛을 타고 신안 당사도로 옮겨 갔다. 이날의 승리를 두고 이순신 장군은 차실천행(此實天幸), 즉 하늘이 내려준 행운이라고 겸손해 했다.






이봉수 기자
작성 2020.05.03 12:28 수정 2020.05.0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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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