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의 항간세설] 씨구씨구로다

이태상

 



202054일 한국일보 오피니언 페이지 아침을 열며칼럼 다가올 10년 촉각 인터넷 시대를 준비하자의 필자 전승화 데이타 분석가는 다음과 같이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룬 지 1년이 지났다. 대외적으로는 ICT 강국의 명성에 걸맞은 기술 선점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는 5G망이 구축되는 과정이어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품질 향상이나 전용 서비스 개발은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5는 사람의 오감 중에서도 자극에 가장 예민하다는 촉각의 반응 시간인 1ms (1,000분의 1) 수준의 초저지연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촉각 인터넷시대를 의미한다. 사람과 디지털 기기 간의 반응속도가 촉각 수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마치 디지털 신체를 얻게 된 것처럼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몸을 움직이는 것과 같은 활동들을 원격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능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와 같은 디지털 사물들은 인공지능에 이어 인공 신경마저 갖게 될 것처럼 주변 환경에 빠르게 반응하며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번 한국형 디지털 뉴딜만큼 은 다가올 10년의 촉각 인터넷 시대를 바라보고 5G 기반의 융합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규제 혁파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이는 쉬운 말로 해서 아무도 따로 떨어진 섬 아니리란 뜻이 아닐까.

 

킴벌리 커버거(Kimberly Kirberger 1953 - )의 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If I Knew Then What I Know Now)'이 있지만 이런 때늦은 넋두리가 무슨 소용 있으랴. 단 한 번밖에 없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순간순간을 놓쳐버리고 '만일에 어쨌더라면'이란 잠꼬대 같은 소리로 단 한숨이라도 낭비하고 허비하지 말 일이어라.


영어로 표현하자면 'not to waste your breath'가 되리라. 그 한 예로 영어에 이런 비속한 속담이 있다. '아줌마에게 불알이 있었다면 아저씨가 됐을 텐데. If auntie had the balls, she would have been uncle.' 우리말로는 '죽은 자식 자지 만진다'고 하던가.


"당신은 나의 옛 모습이고 또 나의 모습이 되리라." 어느 무덤의 비석에 새겨진 비문이다.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내가 아직 살아 있을 때 어떤 '선물'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 자문해 본다. 선물이란 남에게 주는 게 아니고 나 자신에게 주는 게 아닐까. 뿌리는 대로 거둔다고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리라. 사랑을 주면 사랑이 돌아오고, 선물은 씨앗처럼 가슴속에 떨어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리라. 내가 죽어 땅에 묻혀 흙이 되거나 불에 타 하늘로 올라 나의 아니 우리 모두의 영원한 고향인 우주의 본질 코스모스 자궁 속으로 돌아간 다음에라도 말이어라.

 

, 그래서 영국의 시인 존 단(John Donne 1572-1631)도 사람은 아무도 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라고, 우리 모두 한 덩어리, 한 몸과 한마음이라고, 서로 서로의 분신이자 분심이라고, 네 삶과 네 죽음이 내 삶과 내 죽음이라고 이렇게 읊었으리.


'No Man is an Island'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if a clod b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the less, as well as if a promontory were, as

well as any manner of thy friends or of thine

own were;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Olde English Version

No man is an Iland, intire of itselfe; every man

is a pe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e;

if a Clod be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the lesse, as well as if a Promontorie were, as

well as if a Manor of thy friends or of thine

owne were;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e;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사람이 삶을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사람이 삶을 살았다는 게 무슨 뜻이 있는지

무엇을 또 누구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 답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우주는 네 밖에 있지 않다 네 안을 보라.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미 바로 너이니"
ㅡ 루미(1207-1273)
"The universe is not outside of you. Look inside yourself;

everything that you want, you already are."
ㅡ Rumi(1207-1273)


 

지난 38일은 '세계 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로 올해 112주년을 맞아 타임지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여성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업적을 크게 세운 대표적인 여성 100명을 '타임지 올해의 여성들'로 선정해 특집을 발행, 이들을 기렸다.

 

몇 년 전 이 '여성의 날'을 전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맨스플레인(mansplain)'이라는 말이 한동안 화제에 올랐었다. '남자''설명하다'를 결합한 것으로 2014년 호주에서 '올해의 단어'로 뽑혔었고 2010년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그해의 단어 목록에도 올랐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실린 정의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잘난 체 하며 아랫사람 대하듯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식으로 풀어보자면 '여자인 네가 알면 얼마나 알아. 오빠가 설명해 주지'라고 할 수 있으리라.

 

최근에 중국에선 '지난 아이(直南癌)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단다. '지난 아이'를 직역하면 '암 덩어리 같은 남성 이성애자'가 된다. 중국의 온라인에 만연한 여성 차별에 대한 반감에서 고리타분한 남성우월주의를 비꼬는 신조어가 생긴 것이다. '지난 아이'란 시대착오적이고 편협한 남성중심 사고를 보이는 사람들을 통칭하는데,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에는 '지난 아이'의 특징으로 가부장적 광신적 애국주의, 항상 가득 차 있는 불만, 동성애 혐오증, 우쭐대는 성질 등이 열거돼 있다.


'지난 아이'2015년에 처음 등장해 계속 확산하고 있는데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한 철학자 저우궈핑(周國平)"남성은 천 개의 야망을, 여성은 하나의 야망을 가져야 한다"느니 "여성은 가사노동과 육아를 할 때 아름답다"는 등 성차별 발언을 한 뒤 '지난 아이'란 비판과 조롱을 받아 왔다고 한다.

 

2015년 여성의 날에는 중국 대표 검색포털 바이두가 기념 로고 디자인으로 여성을 주체적 존재가 아닌 그저 예쁜 장난감 핑크색 옷을 입고 오르골 상자 속에 들어있는 공주 인형으로 표현했다가 '지난 아이'란 비난이 쏟아졌다고 한다.

 

한편 '지난 아이'란 표현을 즐겨 쓰는 여성 네티즌들은 양성평등을 지향하는데 여성 작가 에쒸에마오마오(葉雪猫猫)"는 중국 여성들에게 "애인이 '지난 아이'인지 잘 살펴보고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고 헤어지라. 그래야 그런 남성들은 유전자 풀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보도다.

 

, 그렇다면 이제 때는 바야흐로 '지난 아이'의 씨를 어서 완전히 제거해 전쟁과 폭력을 일삼는 남성인류(mankind)를 사랑과 평화를 가져오는 여성인류(womankind)로 개조할 때가 왔어라. 그래서 우리 모두 남녀 불문하고 '여성인류' 만세를 불러보리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게임을 즐기는 거였어요. 그랬더니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게 됐어요. (All I could do was just to enjoy the game. That’s what has brought me to the U.S. Open win.)”

 

지난 2015713일 미국여자골프(LPGA)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당시 20)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한국 골퍼, 특히 낭자들이 유독 골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로 젓가락, 바느질, 활쏘기 문화 등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있다고 한다.

 

8.15해방 전후 내가 어렸을 때 종이를 접어 만든 딱지치기, 옛날 엽전을 종이로 싸서 두 끝을 구멍으로 내보내어 갈래갈래 찢어서 이를 많이 차기를 내기하는 장난감 제기차기, 구슬치기, 아니면 나뭇가지 꺾어 손에 알맞게 다듬은 나무때기로 짤막한 나무때기를 쳐서 그 거리를 재서 승부를 가리는 아이들 놀이 자치기가 애들 장난감의 거의 전부였었다. 여자아이들은 공깃돌을 갖고 놀거나 줄넘기하고. 이런 놀이에 온 정신을 팔다 보면 우리 어린이들은 하나같이 놀이의 신동 달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때를 회상하면 천국이 따로 없다. 그 후로도 살아온 세상살이,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모든 것을 소꿉놀이 하듯 할 때 말이어라.


최근 유행하는 단어가 있다. ‘앤쓰로포신 에폭(Anthropocene epoch),’ 인간(anthro)으로 시작된 신기원이란 뜻이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한다는 착각에서 일으킨 문명이란 것이 지구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지구와 인류의 종말 이 올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가 담긴 말이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우리 미국의 신화학자 조세프 캠벨(Joseph Campbell, 1904-1987)의 말을 새겨보리라.

 

세상 사람들 반은 자신들이 따르는 종교적인 전통의 메타포를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반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한다. 그 결과 메타포를 사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신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종교적인 메타포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스스로를 무신론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보건대 소위 무신론자들이란 신자들이 주장하는 인간중심 그것도 백인남성 위주의 그런 편파적인 을 부정할 뿐이다. 미국의 흑인 작가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 1924-1987)이 말했듯이 신이란 개념이 어떤 타당성이나 용도가 있다면 우리를 좀 더 크게,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리라. 그럴 수 없다면 그런 신은 집어치워야 한다.”

 

동양에서는 예부터 인간이 자연에 군림하는 게 아니고 그 일부에 불과함을 주지해오지 않았는가. 그뿐만 아니라 자업자득이라고 만인과 만물을 대하는 내 언행이 곡 나 자신에게 하는 짓임을 익히 알아 오지 않았나. 물론 동양도 이미 많이 서구화되었지만 서양의 근시안적인 물질문명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현실은 심히 유감스럽고 통탄할 일이어라.

 

반면에 서양에서는 내세를 담보로 독선 독단적인 신의 이름을 빙자해서 현세에서 성직자들과 선민들이 그들의 세속적인 특권을 행사해왔다. 십자군이다, 식민지다, 노예제도다, 산업혁명이다, 경제개발이다, 해가면서 말이다. 어떻든 이 아름다운 지구를 더이상 더럽히고 파손하지 말고, 잘 보존해서 우리의 후손들이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낙원을 물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말이나 영어로도 혼동되는 단어가 있다. 다름 아닌 오른쪽 또는 바른쪽이라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오른옳은, ‘오른바른, ‘틀린그른의 반의어(反意語)로 혼동된다. 서양인 특히 영국인 및 미국인과 대화를 하다가 대화 상대가 내 동의를 구하느라고 내 말이 맞지 않아?”란 뜻으로 “Right?” 하면 그래, 네 말이 맞아라고 “Right (Yes, you are right about that.)”이라고 맞장구쳐주는 대신 나는 왼쪽(left side)’이란 뜻으로 “Left!”라고 딴청을 부리면서 한마디 더 한다. 나는 옳고’ ‘그름, ‘맞고’ ‘틀림을 믿지 않노라고. 왜냐하면 네 왼쪽은 내가 볼 때는 내 바른쪽이고, 내 바른쪽은 네가 볼 때는 너의 왼쪽이 될 테니까. 그리고 옳고 그름이 없고, 맞고 틀림이 없으며, 다만 겉으로 볼 때 다름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다 대화가 좀 더 이어지면 나는 또 한 마디 덧붙인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거론할 것도 없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우리가 땅을 밟고 사는 지구라는 별이 공처럼 둥글고 회전하고 있는 것이라면 동---북이 어디며 좌---하가 있겠는가.

 

부화뇌동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소신과 줏대를 갖도록 촉구하는 말인데, 붙다는 부(), 화합 하다는 화(), 우레 (천둥) (), 같다는 동()의 네 글자를 합성해, 붙어서 화합하는데 천둥과 함께 한다는 뜻으로 천둥이 우르르릉쾅쾅쾅하면 천지만물이 움직이듯이 그렇게 움직인다고, 소신 없는 사람들을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다.

 

몇 년 전에 내가 본 다음과 같은 기사 하나가 이와 같은 내 소신과 지론을 떠받쳐 줄 법도 하여라.

 

2015310일자 미러(The Mirror)’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유명한 포도주 생산 지역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 중심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 소노마에 사는 멜린다와 대니는 2010년 결혼한 사이다. 한 사람이 남자이고 다른 한 사람이 여자라고 생각되겠지만 두 사람 모두 여자이다. 그리고 이들은 남편 조나단을 공유하고 있다.

 

이야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음악 축제에서 만난 멜린다와 대니는 서로 첫눈에 반해 함께 살기로 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가 동성 결혼을 금지함에도 각기 부모를 설득해 양가 상견례까지 하고, 2010626, 친지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식으로 부부가 됐다.

 

서로 사랑해 결혼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멜린다는 남편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대니에게 자기 생각을 털어놨고, 멜린다의 이야기를 들은 대니는 잠시 망설였으나 멜린다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남편을 갖고 싶다는 멜린다와 대니의 꿈은 두 여인이 결혼식을 올린 지 2년이 되던 해인 2012년 이뤄졌다.

 

이들은 건설회사 오너인 조나단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그에게 남편이 되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조나단은 두 사람이 결혼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내게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다. 어느 날 멜린다와 대니가 내게 보낸 편지를 읽고는 어떻게 할지 몰라 고민하며 좀 주저하다가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 사람이 일주일에 걸쳐 함께 떠났던 여행은 이들이 남은 인생을 같이 하기로 결정하는 데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조나단은 자신의 부모를 설득해 멜린다와 대니 두 여자와 결혼식을 올렸으며, 멜린다와 대니는 조나단의 아기를 임신해 멜린다는 20149월 아들 올리버를 낳았다. 대니도 한 달 후 딸 엘라린을 출산했다. 이렇게 세 사람이 살던 집은 이제 다섯 식구가 되었다.

 

주변에선 멜린다와 대니의 자녀가 혹시라도 놀림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정작 본인들을 상관하지 않는다. 멜린다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나중에 자녀들이 놀림감이 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묻지만 우리는 아이들이 충분히 컸을 때, 사실대로 말해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우리 가족을 외면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두 엄마와 한 아빠는 아이들이 사랑 으로 가득 찬 가정에서 자라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멜린다는 웃으며 대답한다.

 

, 이제 우리 세상만사 매사에 너무 심각하지 않기 위해 욕타령, 복타령 한 곡 뽑아보리라.

 

옛날부터 중국 고사에 나오는 삼황오제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는 시발노무색기/씨발놈의 새끼(始發奴無色旗)‘란 한자 풀이 좀 해보리라. 이는 그 복희씨 시대의 이야기다. 복희씨가 중국을 다스리고 있던 어느 날, 태백산의 한 산 마을에 돌림병이 돌아서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전갈을 들었다. 그리하여 복희씨는 그 마을로 향하게 되었는데, 그 마을은 황하의 물이 시작되는 곳이라 하여, 시발(始發) ()이라 불리고 있었다. 그 마을에 도착한 복희씨는 돌림병을 잠재우기 위해 3일 낮 3일 밤을 기도하였는데, 3일째 되는 밤 기도 도중 홀연히 일진광풍이 불면서 웬 성난 노인이 나타나 나는 태백산의 자연신(自然神)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몇 년째 곡식을 거두고도 자연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이를 괘씸히 여겨 벌을 주는 것이다. 집집마다 피를 보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하였다.

 

복희씨는 자연신이 화가 난 것을 위로하기 위해 방책을 세우고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말하였다. “자연신의 해를 피하기 위해선 집집마다 깃발에 동물의 피를 붉게 묻혀 걸어두어야 하오그런데, 그 마을 사람 중에 시발(始發) ()의 한 관노(官奴)가 말하기를, “귀신은 본디 깨끗함을 싫어하니, 나는 피를 묻히지 않고 걸 것이다.” 하며 붉은 피를 묻히지 않은 깃발을 걸었다. 그날 밤 복희씨는 기도를 하는데, 자연신이 나타나 노여워하며 말하길, “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정성을 보여 내 물러가려 하였거늘, 한 놈이 날 놀리려 하니 몹시 불경스럽도다. 내 역병을 물리지 않으리라.” 그리하여 다음 날부터 전염병이 더욱 돌아, 마을 사람들이 더욱 고통스럽고 많은 이가 죽었으니, 이는 그 마을(시발현)의 한 노비가 색깔 없는 깃발을 걸었기(始發奴 無色旗)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로 인해, 그 이후 혼자 행동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이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시발노(始發奴) 무색기(無色旗)’ 라고 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툭하면 뱉고 듣는 ‘X이란 ()’이 실은 ()’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X도 못할이라 해야 저주 중에 가장 몹쓸 저주가 되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일 하라는 데 이야말로 축복 중에 축복이 아니겠는가. 세상에 나도는 수많은 욕()에다 내가 어려서부터 악동(실은 선동)기질로 작곡 작사해 즐겨 탄성을 질러온 추임새 한두 마디 보태 보리라.

 

사람의 탈을 쓰고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비인간적 사람들 가운데

 

아가씨답지 못하고

심보가 고약하거나

한번 슬쩍 쳐다보기만 해도

백 년 동안 재수 없도록

방정떠는 여자 보고는

벼락이라도 쫓아가서 맞아 죽을 년

 

사내답지 못하게 줏대 없이

매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엉거주춤 싸는 둥 마는 둥

끼도 빼도 못하고 이랬다저랬다

갈팡질팡 이 눈치 저 눈치나 살피면서

밥도 죽도 쑤지 못하는 남자보고는

똥물에 튀겨 죽이려 해도 똥물이 아까워

그럴 똥가루 가치도 없는

똥구더기만도 못한 놈

 

사람이면서

사람 이상이라도 된 듯

거룩하고 고상하게

점잔부리고 얌전빼며

사람 같지 않게

육갑 떠는 꼴 보고는

내 똥구멍이 웃는다.’

 

예부터 우리말에 웃고 지내면 안 늙고, 성내고 지내면 빨리 늙는다는 뜻으로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노일로(一怒一老)라 하지 않았나. 속이 좀 언짢아도 한바탕 웃어 젖히면 구겼던 마음도 펴지지 않던가. 짧다면 눈 깜짝할 사이처럼 짧은 인생, 잠시 마주쳤다 헤어질 사람들끼리 얼굴 찡그리지 말고 웃으면서 살아보세. 너도나도 하하, 허허, 호호, 히히, 웃음꽃을 피워보세. 좋다. 얼씨구, 절씨구, 얼절씨구, 씨구 씨구로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5.11 09:24 수정 2020.05.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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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