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규 기자의 눈] 장기적 대안의 부족이 만들어낸 현재의 교육상황

지속된 개학연기, 그 속에서 느끼는 씁쓸함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5.13 11:14 수정 2020.05.13 11:38

 



511일 발표로 513일로 예정되었던 순차적 대면개학이, 이태원에서 다시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1주일 더 연기되었다. 벌써 5번째 연기이다. 장기적 대안 없이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라는 요행만 바란 결과가 ‘5번에 걸친 대면개학연기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온라인개학이 49, 416, 420일에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되었고 일부 학교수업 역시 온라인으로는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임시방편적 교육지침으로 인해 학교현장의 혼란은 심화되고 온라인수업의 부실로 학생들의 교육격차는 커지고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조금씩 대면개학을 늦추는 방안이 아닌 장기적 대안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시대에 맞서는 교육 개선방안을 제시했으면 지금의 혼란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이 2월이고 작년 말부터 중국에서 크게 확산되었으니, 장기적 계획을 세워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학교현장의 혼란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만약 한국에 코로나가 확산된 2월에 대면개학 개시에 대한 명확한 방침과 함께 대면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고,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늦어도 3월 초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개학 및 수업에 대한 지침을 마련한 후, 관련 내용을 학교현장에 배포하고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연수를 진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을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개학 시행과 함께 학교 및 학생별로 교육격차가 심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교육 당국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장기적 계획을 세우지 못했기에 나온 결과이다.

 

순차적 온라인개학으로 인해 모든 학교현장에서는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시설의 차이와 교사의 매체 활용 능력의 차이 때문에 교육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시설이 좋은 학교 혹은 매체를 잘 활용하는 교사는 학생과 교사가 화상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나 교사는 동영상 강의 및 과제를 중심으로 하는 단방향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EBS강의를 업로드 한 후 교사가 만든 과제를 제출하는 것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각각의 방법이 가지는 장단점은 존재한다. ‘쌍방향 수업도 시간 및 서버의 제약이 크고 실제 수업의 효과가 적을 수 있고, ‘단방향 수업‘EBS강의 시청 후 과제제출수업의 경우도 교사 역량에 따라 쌍방향 수업보다 효과가 클 수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에서의 별도의 지침이 없이 학교 및 교사의 선택으로 다른 매체를 활용한다는 점은, 학교 및 교사에 따라 학습자가 듣는 수업의 질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쌍방향 수업에서의 수업내용과 학습자의 성취내용은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지만, ‘단방향 수업에서의 수업내용과 학습자의 성취내용은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없다. 대학입학전형 중 하나인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생활기록부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업방식에 따른 생활기록부의 공백은 학습자들에게 손해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차이는 수업에 대한 명확한 지침 및 교직원에 대한 연수 없이 온라인수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것이다. 개학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교육 당국의 장기계획의 부재로 교직원에 대한 직무연수를 할 수 없었고, 그 결과 학교 및 교사에 따라 학습자별로 다른 유형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이 초래되었다. 대비의 부족으로 교육을 통해 평등을 추구하는, 교육 평등이 심각하게 침해된 결과가 야기되었다.

 

학교 및 교사의 차이로 인한 문제 이외에도 온라인수업은 학습자에 대한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점에서 학습자 간의 차이를 심화시킨다. 온라인개학을 진행하며 여러 강의를 동시에 재생하거나 자동화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하는 부정 수강 방법이 학생들 사이에도 공유되었다. 이런 불법적 방법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시간 및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부모가 학생을 대신해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며, 그 시간에 학생들을 학원에 보내는 꼼수도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부정수강 및 꼼수로 학교수업을 처리하고 그 시간에 사교육에서 추가 교육을 받는 학생들과 여러 방면으로 부족한 점이 많은 온라인수업을 정직하게 듣는 학생들 사이에 교육적 격차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학교수업을 정직하게 듣는 것보다, 부정수강 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의 존재로 인한 꼼수 수강이 학습자의 성적향상과 연결되는 모습은 올바른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교사가 부정수강 의심 학생을 결석으로 처리하는 방안이 현재 시행되고는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온라인수업의 긍정적 인식이 공유되지 않는 이상 꼼수 수강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코로나19 발생에서 온라인개학까지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을 공청회나 그들에게 온라인개학을 설명하는 연수가 없었다. 그 결과로 그들은 온라인수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부정적 인식을 가지게 되어,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내게 되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일정이 다시 연기될 수도 있겠지만, 511일에 발표한 내용대로 대면개학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520, 1유치원생은 527, 34학년은 63일부터 학교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온라인수업의 방법이 학교나 교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온라인수업의 필요성 또한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해 교육격차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연장되는 학교의 개원연기는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많은 피해를 끼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코로나19를 다시 확산시킨 잠깐의 방심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 아니라도 코로나19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고, 추후에 다른 전염병이 대한민국에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대안을 마련할 마지막 기회이다. 이제라도 장기적 대안 없이 임시방편으로 상황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벗어나, 교육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전문가들 및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장기적 방안으로 교육의 정상화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지금의 혼란은 미래 교육을 향한 첫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양동규 기자 yangsam_edu@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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