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의 항간세설] 코로나 환상곡

이태상

 


2015년 연말 개봉된 별들의 전쟁(Star Wars)’의 에피소드 7 ‘힘이 깨어나다 (The Force Awakens)’멀고 먼 옛날 아득히 먼 은하계에서(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away)’라는 자막이 나온다. 금관악기의 화려한 멜로디를 타고 캄캄한 우주로 사라지는 스타워즈의 시작 장면으로 떠오른다.

 

이 영화 제목 힘이 깨어나다(The Force Awakens)’(Force)’은 인간의 물질문명 (force)’이 아닌 우주 자연 지구 자체의 (Force)’임이 분명해 지고 있지 않은가. 현재 전 세계 인류의 자본주의를 뿌리째 뽑아버리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자연의 자본주의의 싹이 터 지구촌에 돋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2019826일자 코스미안뉴스 항간세설칼럼에 나는 코리아 환상곡이란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지난 2011년 영국·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세계 작곡가들이 선정단으로 참여한 세계 아름다운 곡 선정하기 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로 뽑혔고, 그 다음 해 2012년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과 단군의 홍익인간사상은 인도주의의 원조다.

 

우리의 정감 넘치는 '아리랑' 가락을 타고 신명나는 K-Pop과 싸이의 말춤에 이어 BTS '한류(Korean Wave)'를 통해 바야흐로 개명천지 '코스미안 시대(Cosmian Age)'가 도래하고 있다는 뚜렷한 표상이 가슴에 벅차게 떠오른다. 우리나라 고유의 종교 천도교의 성서라고 하는 동경대전(東經大全)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이 붓을 어떻게 잡는지 잘 살펴보라.

정신을 가다듬고 고요한 마음으로 글씨를 쓴다.

찍는 점() 하나로 글 전체가 달라진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영화로도 만들어진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와 그 원조 격인 반지의 제왕을 보면 세상이 우리의 현실처럼 온통 마술의 산물이다.

 

근대 서양 오페라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의 작곡가 바그너가 중세 독일의 대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를 소재로 작곡·작사한 니벨룽겐의 고리가 있다. 라인강을 무대로 한 이 우화적인 서사시는 마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데다 특히 인간의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의 파멸을 막자는 교훈을 담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 영국 극작가며 비평가 조지 버나드 쇼는 세계를 크게 변화시킨 산업혁명의 와중에서도 이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가 무너지고 계급 없는 평등사회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자연환경 보호론자들인 녹색당원들에게는 현대 공업화로 빚어지는 온갖 자연공해는 괴테 다메룽’, 즉 북유럽 신화의 신들과 거인족 간의 최종적인 싸움의 결과로 오는 세계의 종말을 뜻하는 것 같다.

 

바그너는 알고 있었다. 우리가 대지를 농락하거나 우롱할 수 없음을. ‘니벨룽겐의 고리에서 그는 예언하듯 말한다. 짧은 세월 동안은 인간이 자연을 정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자연은 되살아나고 신처럼 군림하던 인간은 멸망할 것이라고. 우리가 자연환경을 더럽히고 파괴하는 그 대가로 우리 자신의 비참한 불행과 혼란, 카오스를 피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 어두운 비유로서 악한 난쟁이인 알베르히가 라인강에서 불가사의한 마력이 있는 황금을 훔치는데 이 행위 자체가 자연의 조화와 질서를 깨뜨리는 인간의 욕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황금으로 고리 가락지를 만들어 끼는 사람은 누구나 절대적인 힘을 쓸 수 있는 반면 반드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되고, 이 황금이 라인강 밖으로 나와 오래되면 될수록 그만큼 더 지구는 황폐해진다.

 

보다 못해 여주인공 브륀힐드는 더 이상 세상이 더럽혀지는 것을 볼 수 없어 신들과 알베르히의 노예로 땅속에서 사는 인간 이하의 종족 니벨룽스를 차라리 없애버리려고 세상에 불을 질러버린다. 그러자 라인강이 범람하여 불길을 끄고 도둑맞았던 황금을 되찾아 지구생태계의 질서를 회복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땅과 물과 불 그리고 공기를 대표하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카산드라들로서 세상에서 상대해주지 않는 나쁜 일 흉사(凶事)의 예언자들이다. 이들은 거듭해서 신들에게 물욕과 권세욕 때문에 생길 재앙에 대해 경고한다.

 

우주의 주인인 우두머리 신 보탄의 비서실장격인 에르다는 땅의 어머니로서 지신(地神)인데 황금을 라인강에 되돌려주지 않으면 자연의 질서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라인강 자체와 그 속의 황금을 지키고 끝내 되찾아 내는 라인의 처녀들이 물의 신 수신(水神)이고, 보탄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황금을 라인강에 돌려주자고 간언하나 번번이 묵살당하는 로게는 불의 신 화신(火神)이다.

 

공기를 대표하는 것은 세 마리의 조신(鳥神)인데 그 중 사상기억이란 이름의 두 마리 보탄의 갈까마귀는 위로 날면서 그들의 주인을 경호하고 또 한 마리 숲새는 보탄의 손자인 지그프리트에게 어떻게 하면 악한 수중에서 황금을 되찾아 그 제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는지 일러준다.

 

이 독일 전설의 영웅 지그프리트는 성실한 인성의 인물로 자연을 사랑하고 지식을 갈망하며 불의와 맞서 정의를 위해 싸운다. 자연에 대적하는 것은 알베르히와 보탄 둘 다인데 알베르히는 사회의 무법자들을 상징하고 보탄은 사회의 지도자를 가리킨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회의 재난을 불러일으키는 자들과 이들로부터 힘의 고리를 얻어 세도를 부리는 자들이다.

 

 

이 고리의 끝 장면은 신들의 황혼으로 결국 자연은 스스로를 되찾아 권력에 굶주린 신들을 제거하고 세상을 인간들에게 맡긴다. 이처럼 이 작품에서 바그너는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 아닌 단지 관리인임을 강조한다.

 

사실 한민족은 원래 자연을 파괴하기보다는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았던 민족이다. 그렇다면 이 대자연의 고리코스모스가 하늘하늘 피어나는 코리아에서부터 단군의 홍익인간으로 발현된 코스미안 사상이 그 참된 제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아닐까. 우리 한민족이 이 같은 일을 주도할 천명을 타고 난 것이다. 천지가 새롭게 개벽할 날이 오고 있는 것 같다. 아리랑 만세! 한류 만세! 코스미안 만세!!!

 

이제 남녀노소, 인종과 국적, 남녀성별, 사회계층, 등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언제든 죽음을 시시각각으로 직면하게 된 마당에 코로나 환상곡한 곡 읊어 보리라.

 

우리는 흔히 단 한 번뿐인 인생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설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잘 좀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그럼 우리는 우리 인생을 몇 번 사는 것일까?

 

1991년에 개봉된 영화 베로니크의 두 개의 삶(The Double Life of Veronique’은 자신과 꼭 닮은 사람이 있다는 도플갱어(독일어로 doppelga”nger, 영어로는 doubleganger)’의 신화를 다루고 있다. 폴란드의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Krzysztof Kieslowski 1941-1996) 감독의 작품이다.

 

같은 날 폴란드와 프랑스에서 태어나 세상 어딘가에 쌍둥이 같은 제 짝이 있다는 강한 느낌과 확신에서 날로 더욱 간절해지는 열망으로 살아가는 두 여인 이야기다. 스위스계 프랑스 여배우 이렌느 야콥(Ire’ne Jacob, 1966 - )12역을 맡은 폴란드의 베로니카와 프랑스의 베로니크가 교차하는 인물을 통해 삶을 두 번 살게 된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천착한 영화다.

 

우리 모두 삶을 두 번 산다고 아니 매일, 매번 새롭게 산다고 생각해보자. 오늘 만나는 가족, 친구, 친지,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어제의 그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내일 만날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나부터가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또는 영적으로 날이면 날마다 시시각각으로 항상 변하고 있지 않는가. 내가 갓난아기 때, 한창 젊었을 때, 중년 때, 내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현재의 나도 미래의 내가 아닌, 지금 당장 있는 그대로의 내 성정이나 외모도 한순간 뒤의 내가 아닐 테니까.

 

그게 어디 사람뿐이겠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도 언제나 급속도로변하고 있지않는가. 이게 어디 또 인간세상뿐이랴. 우리가 살고있는 자연계도 기후변화를 비롯해서 계속 달라지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인생을 두 번이 아니라 숨 쉬는 만큼의 수만 번, 수억 번, 사는 동안 매번 새롭고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사랑도 첫사랑뿐이 결코 아닌 두 번째, 세 번째, 억만 번째, 사랑을 해볼 수 있으리라.

 

첫사랑은 단 하나뿐이라지만, 실은 사랑은 매번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아닌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두 번 다시 없을 단 한 번뿐일 사랑이다. 씁쓸하고 쓴 사랑도, 달콤하고 달짝지근한 사랑도, 시큼 새콤한 사랑도, 눈물 콧물 나도록 매운 사랑도, 아니면 싱겁기 짝이 없을 사랑도, 또는 데일 만큼 뜨겁거나 꽁꽁 얼어붙을 만큼 찬사랑도, 끈끈하고 질긴 사랑도, 산뜻 상큼하고 안타깝게 허전하고 아쉬운 사랑 등 오만 가지 사랑을 다 맛볼 수 있지 않으랴. 산다는 건 사랑하는 것일 테니까.

 

사랑하고 좋아할 일이 어디 한 둘인가. 사람도 좋지만 동물, 식물, 광물 다 아름답지 않은가. 하늘도 땅도, 해와 달과 별도, 산도 바다도, , , 바람, 구름도, , 나비, 새도, 잠자리와 반딧불이도, 풀과 꽃과 나무도, 세상에 신비롭고 경이롭지 않은 게 어디 있으랴.

 

그 무엇보다도 비록 찰나적이나마 네가 있고, 내가 있다는 이 기적 이상의 축복을 만끽해 누려보리라. 어찌 우리가 단 한시라도, 단 한가지라도, 언제 어디에서든, 무엇이고 당연시할 수 있겠는가. 눈을 떠도 감아도, 숨을 들이쉬어도 내쉬어도, 살면 살수록, 사랑하면 할수록, 와도 와도 닿는 데 없고, 가도 가도 끝 간데 몰라라. , 이 벅찬 감격 어찌 다 감당할 수 있으랴!

 

작자 미상의 노래 가사가 있다.

 

내 인생 다시 산다면

다음번엔 널 좀 더 일찍 찾아

널 오랫동안 사랑하리라.

 

If I had my life to live over again,

next time I would find you sooner

so that I could love you longer.

 

이는 우리 모두의 말이 되겠지만, 다음번이 아닌 이 순간순간의 삶에서도 제대로 충분히 널 사랑하지 못하면서 다음번 꿈을 꾸며 넋두리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오늘 이승에서 열심히 살지 못하면서 어찌 내일 내세에서인들 잘 살 수 있겠는가. 부모, 형제, 자식 가릴 것 없이, 가까이 같이 있을 때 살아생전에 못 한걸 사후에 후회한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리고 여기서 라는 상대는 단순히 너가 아닌 지금 내 삶에서 내가 마주 대하는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해당하는 것이리라.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1935-1977)의 노래 제목 그대로 지금 아니면 영 그만이야(It’s Now Or Never)’가 아니겠는가.

 

 

지금 아니면 영 그만이야

지금 아니면 영 그만이야

어서 다가와 날 좀 꼭 안아줘

사랑하는 나의 임아 내게 키스해줘

오늘 밤 내꺼가 되어줘

내일이면 너무 늦을 테니까

지금이 아니면 영 그만이야

내 사랑은 기다리지 않을 거야

그토록 사랑스런 미소를 띤

널 내가 처음 보았을 때

넌 내 마음을 사로잡았고

내 영혼은 네게 홀딱 빠졌어

이런 순간을 기다리며

내 한평생 보내려 했는데

마침내 네가 내 곁에 있는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야.

 

지금이 아니면 영 그만이야

어서 다가와 날 좀 꼭 안아줘

사랑하는 나의 임아 내게 키스해줘

오늘 밤 내꺼가 되어줘

내일이면 너무 늦을 테니까

지금이 아니면 영 그만이야

내 사랑은 기다리지 않을 거야.

모든 걸 다 바치는

우리의 참사랑을 잃는다면

우는 버들 나무가지들처럼

우리도 대양만큼 눈물을 흘릴거야

네 입술은 날 자극해

잔뜩 날 흥분시키니

네 두 팔로 뜨겁게 날 좀 꼭 안아줘.

언제 이렇게 우리가 다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지금이 아니면 영 그만이야

어서 다가와 날 좀 꼭 안아줘

사랑하는 나의 임아 내게 키스해줘

오늘 밤 내꺼가 되어줘

내일이면 너무 늦을 테니까

지금 아니면 영 그만이야

내 사랑은 기다리지 않을 거야.

지금이 아니면 영 그만이야

내 사랑은 기다리지 않을 거야

지금이 아니면 영 그만이야

내 사랑은 기다리지 않을 거야

지금이 아니면 영 그만이야

내 사랑은 기다리지 않을 거야

 

It’s Now Or Never

It’s now or never, come hold me tight

Kiss me my darling, be mine tonight

Tomorrow will be too late

It’s now or never, my love won’t wait

When I first saw you with your smile so tender

My heart was captured, my soul surrendered

I’d spend a lifetime waiting for the right time

Now that you’re near, the time is here, at last

 

It’s now or never, come hold me tight

Kiss me my darling, be mine tonight

Tomorrow will be too late

It’s now or never, my love won’t wait.

Just like a willow, we would cry an ocean

If we lost true love and sweet devotion

Your lips excite me, let your arms invite me

For who knows when we’ll meet again this way

 

It’s now or never, come hold me tight

Kiss me my darling, be mine tonight

Tomorrow will be too late

It’s now or never, my love won’t wait.

It’s now or never, my love won’t wait

It’s now or never, my love won’t wait

It’s now or never, my love won’t wait

 

, 고맙다, 코로나바이러스야,

, 매번 첫사랑이자 끝사랑이어라!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5.20 11:01 수정 2020.05.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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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