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세설] 반항의 정신 (IV) : 異端者 카릴(Khalil the Heretic) (2)

이태상

 


닷새가 지났다. 눈은 계속 내려 산과 들을 겹겹이 덮고 있었다. 카릴은 세 번이나 길을 다시 떠나려고 했으나, 레이첼이 번번이 말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귀한 목숨을 무모하게 버리려 하지 말고 여기 그대로 머물러 있어요.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빵으로 세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당신이 떠난 뒤에도 불은 여전히 당신이 여기 오기 전이나 마찬가지로 지펴져 있을 테니까요. 우리는 가난하지만 연명해 나갈 양식은 있어요.”

 

한편 미리암은 말없이 애련한 눈으로 그에게 떠나지 말 것을 애원했다. 미리암은 카릴이 집에 온 뒤부터 가슴이 설레고 뛰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새벽이슬을 머금고 향기로운 숨을 쉬는 한 떨기 흰 장미꽃처럼, 낮에는 시인(詩人)의 꿈을, 그리고 밤에는 예언자(豫言者)의 꿈을 꾸면서, 하늘의 음악으로 부풀어 있는 청초(淸楚)한 한 소녀의 순진한 가슴 속에 싹트는 숨겨진 사랑보다 더 순결(純潔)하고 애틋한 것이 있을까?

 

이러한 사랑 말고, 그리움에 지쳐 삶이 고달파진 나그네의 외롭고 애달팠던 마음을 달래주고, 폭풍우 휘몰아치는 먹구름장 저 너머로 떠오르는 무지개 같은 꿈으로 벅차도록, 그의 가슴을 고동치고 울렁이게 해주는 것이 세상에 어디 또 그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

 

동양(東洋)의 여인들이 서양(西洋) 여인들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이들이 저 서양 여자들처럼 자유롭게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라난 탓으로 외적(外的)인 발전을 억제당한 채, 밖으로 피어나지 못하는 대신, 창조적으로 내적(內的)인 정신세계가 발달해서, 안으로 마음속 깊이 신비(神秘)의 꽃을 가꾸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 땅의 심장으로부터 샘솟아 계곡(谿谷)을 흐르는 냇물이 바다로 향한 물길을 찾을 수 없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과 밝은 달을 비추어 주는 호수가 되는 것처럼

 

주위로 떠도는 미리암의 영혼이 속삭여 주는 숨소리를 카릴은 들을 수 있었고, 외곬으로 흐르는 미리암의 마음이 카릴의 내적(內的) 존재(存在)의 해안(海岸)에 파도치듯 쉬지 않고 와 닿는 것을 카릴은 느낄 수 있었다. 말라붙었든 시내가 비를 반기듯, 사랑에 굶주리고 목말라하던 자신의 영혼이 난생처음으로 기쁨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카릴은 자신의 성급함을 나무랐다. 이 마을을 떠나는 날, 지금의 이 기쁨도 구름처럼 지나가 버릴 것을 두려워하면서, 그는 속으로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정녕 별들의 만나고 헤어짐은 그 어느 누구의 뜻과 섭리(攝理)에서이며, 우리에게 기쁨과 더불어 슬픔을 함께 주는 것이 인생일까? 진실로 인간의 참된 행복만이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이며, 무엇 때문에 미리암의 눈에서 나오는 사랑의 빛에 눈을 감아야 하나?

 

나 비록 추방당한 이단자(異端者)로 낙인(烙印)찍힌 몸이요, 미리암은 끼니조차 넉넉하지 못한 가난한 집 딸이지만,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자유롭게 숨조차 쉴 수 없단 말인가? 하지만 만일 레이첼이 자기 딸 미리암과 나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만일 이 마을 사람들이 수도원에서 쫓겨난 내가 과부 모녀가 사는 집에 숨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뭐라고 말들 할 것인가?

 

만일 내가 이 마을 사람들에게, 새장 속에 갇혀 있던 한 마리 새처럼, 나는 자유를 찾아 수도원에서 뛰쳐나온 것이라 말한다면, 그들은 내 말을 어떻게 들어줄 것인가? 만일 쉐이크 아바스의 귀에 내 말이 들어가고, 이 마을 신부(神父)가 내가 수도원에서 추방당한 이유를 알게 된다면 어찌 될 것인가?’

 

난롯가에 앉아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면서, 카릴은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생각에 골똘해 있었고, 미리암은 그의 곁에 조용히 앉아 이따금 수줍게 카릴의 옆얼굴을 살짝 쳐다보면서, 고난에 찬 그의 얼굴에 새겨져 있을, 하늘처럼 높고 푸른 그의 꿈들을 읽어 보고, 바다처럼 넓고 깊은 그의 가슴 속에 무궁무진하게 담겨 있을 그의 보배로운 생각들이 메아리쳐 나오는 소리를 들어 보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카릴이 창가에 서서 하얗게 눈에 덮인 골짜기와 들을 내다보고 있는데, 미리암이 곁에 와서 섰다.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카릴은 깊은 탄식과 함께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한없이 넓은 하늘을 항해(航海)하면서 할 말을 찾아보았으나, 한마디의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엔, 이 순간 아무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말없이 길이로 잴 수 없는 시간이 흐른 다음, 미리암이 물었다.

 

머지않아 눈이 다 녹아 시내로 흘러들고 길이 다 마르게 되면, 어디로 떠나시겠어요?”

 

카릴이 감았던 눈을 뜨고 저 멀리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내게 주어진 운명대로, 진리가 나를 이끄는 대로, 나의 사명이 나를 부르는 대로 길을 따라 어디로든지 갈 겁니다.”

 

이 대답에 미리암은 떨리는 가슴으로 깊이 숨을 쉬고, 애처롭고 가냘픈 목소리로 흐느끼듯 속삭였다.

 

왜 우리 집에 그대로 머무시어, 우리와 같이 있지 그러세요? 우리와 같이 살면 안 되나요?”

 

짜릿해 오는 느낌을 짐짓 무디게 하면서, 카릴이 다시 대답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이 수도원에서 쫓겨난 이단자를 자기네 이웃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고, 그들은 수도원의 적()은 곧 하나님과 모든 성자(聖者)들의 적인 동시에 저주받을 불신자(不信者)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내가 자기네들과 같은 마을에 사는 걸 싫어할 것입니다.”

 

미리암은 신음소리를 조금 내었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카릴이 하는 말이 모두 미리암의 속마음을 몹시도 아프게 하는 사실인 바에야, 어찌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카릴은 몸을 돌려 미리암을 마주 보면서 말을 계속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복종하고 따르는 법만 배워 왔고, 따라서 자유롭게 독자적(獨自的)으로 생각할 줄을 모를 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자를 모두 미워하고 저주하도록 가르쳐져 왔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독수리처럼 생각이 하늘 높이 나는 사람으로부터는 멀리 떨어져 있도록 훈련이 잘되어 있어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남을 모방하는 무지(無知)한 무리들에 의해 예배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고, 또 스스로 진리를 찾고 거짓과 싸우면서, 진리의 깃발을 높이 드는 반항정신(反抗精神)에 의해 서만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발전하게 되는 겁니다. 내가 만일 이 마을 사람들에게 자기네들 좋을 대로 자유롭게 하나님을 믿고 섬기라 한다면, 그들은 내가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권능(權能)에 불복(不服)하는 비신도(非信徒)요 이단자(異端者)라고 할 것이고, 자기네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기네들 영혼의 뜻에 따라서 행동하라 한다면, 그들은 내가 나라와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불순하고 위험한 사상을 퍼뜨리는 죄인이요 반역자라고 하는 겁니다.”

 

잠시 말을 쉬고, 미리암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던 카릴이 미리암의 손을 잡으면서 기도하듯 경건(敬虔)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미리암, 이 마을에는 내 마음과 영혼을 사로잡는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이는 나로 하여금 지나간 옛날의 모든 괴로움을 다 잊게 해주는 신비스러운 힘이지요. 이 마을에서 나는 죽음을 바로 그 눈앞까지 가서 만나 보았고, 또 이곳에서 내 생명을 되찾았지요. 이 마을에는 가시덤불 속에서 자랐지만 더할 수 없이 싱그럽고 아름다운 한 떨기 꽃이 있습니다. 이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가 내 마음과 혼에 사무치네요. 그런데 이토록 내게 소중한 곳을 떠나 진리(眞理)를 전파(傳播)하러 정처 없이 길을 떠나야 할지, 아니면 이곳에 있으면서 주위의 가시덤불 속에 내 모든 생각과 꿈을 묻어버려야 할지

 

이렇게 카릴이 말끝을 흐리자, 새벽녘에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미리암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우리는 신비롭고도 자비로운 하늘의 섭리를 따라 서로 만나 알게 되지 않았어요? 그러니 하늘의 뜻대로 되어야 하겠지요.”

 

이렇게 더듬거리며 말하는 미리암의 열띤 마음이 카릴의 마음을 뜨겁게 해주었다. 그 순간, 두 마음이 완전히 결합하였고, 두 영혼이 하나가 되어, 이 두 사람의 앞날을 밝히는 횃불이 되었다.

 

5.

창세(創世) 이후 오늘날까지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고, 흔히 조상으로부터 많은 재산을 유산(遺産)으로 물려받고, 종교와 손을 잡고 돈으로 정권을 사거나, 아니면 총칼로 정권을 잡아 스스로 백성 위에 지배자로 군림하는 족속이 있어 왔다. 이것은 백성들의 무지(無知)를 철저히 깨치는 방도 말고는 치유될 수 없는 인간사회의 오래된 고질병(痼疾病)이다. 유산으로 큰 재산을 물려받는 자는 가난하고 약한 자의 피와 땀으로 대궐 같은 집을 짓고, 성직자(聖職者)라 일컫는 자는 신자들의 무덤 위에 그들의 뼈로 교회(敎會)와 성당(聖堂)을 세운다.

 

성직자는 어리석고 가난한 백성의 주머니를 털고, 집권자는 성직자에게서 값진 뇌물을 받아 챙긴다. 집권자가 험악한 얼굴로 백성들에게 겁을 주면, 성직자는 교활한 미소로 그들을 위로한다. 이리하여 양 떼 같은 백성들은 늑대 같은 정치인과 여우 같은 성직자 사이에서 찢기고 뜯기어 멸해진다. 이 둘 사이에서 백성은 육체가 고문을 당해 죽어가고, 백성들의 정신이 질식을 당해 숨통이 막힌 채 죽어버린다.

 

산이 많고 햇볕은 풍부하나 빈약한 나라 레바논에서는, 지배자와 성직자들이 가난한 백성을 착취하기 위해 서로 손을 잡아 온 지 오래되었다. 무지한 탓으로 어리석고 가난할 수밖에 없는 백성들은 지배자의 칼날이 무섭고, 성직자의 저주(詛呪)가 두려워서, 땅을 갈고 곡식을 거두었다.

 

지배자에게 엄청나게 많은 뇌물을 바친 모리배(謀利輩)와 지배자의 비위를 썩 잘 맞춘 아첨배(阿諂輩)가 높은 자리에 자랑스럽게 앉아, 벙어리와 귀머거리와 장님이 다 된 백성들을 굽어보면서, ‘집권자 나리께서 나를 너희들의 주인이 될 관리로 임명하셨노라고 소리쳐도, 사람들은 침묵을 지켰을 뿐이다. 왜냐하면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에

 

(이 글은 레바논이 터키의 오토만 제국의 지배하에 있을 때 씌어진 것이다.)

 

자고로 정치인과 종교인 사이가 좋은 것은 다름 아니라, 종교인이 있음으로 해서 백성을 무지하게 만들고 복종과 굴종의 정신만을 백성의 머릿속에 집어 넣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리라. 카릴과 미리암이 말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레이챌이 흐뭇한 마음으로 이들을 대견스럽게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던 어느 날 저녁, 이 마을의 신부(神父) 엔리아스가 쉐이크 아바스를 찾아 왔다.

 

그리고 키자야 수도원장이 한 젊은 목동을 수도원으로부터 추방 했고, 이 추방당한 목동이 과부 레이첼의 집에 피신해 있는 사실을 고해바쳤다. 그것으로 부족했던지, 그는 덧붙여서 이렇게 말했다.

 

수도원에서 몰아낸 악귀(惡鬼)를 이 마을에서 천사(天使)로 만들 수는 없습죠. 게다가 순진한 이 마을 농부들이 이 녀석한테서 나쁜 물이라도 들게 되면 큰일입죠.”

 

그러자 쉐이크가 물었다.

 

하찮은 목동 녀석인데 우리 마을 사람들이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시오? 그렇지 않다면 우리 마을의 목동이나 포도밭 지기로 삼는 것이 어떨까? 그렇지 않아도 일손이 부족한 형편이니 말이오.”

 

이 말에 신부의 낯빛이 조금 긴장하더니,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부려먹기에 적합했더라면 수도원에서 쫓아내지도 않았을 것이오. 어젯밤 제집에서 묵어간 키자야 수도원의 한 수도사 말이, 이 녀석은 불순한 사상을 수도사들에게 퍼뜨리다가 매 맞고 쫓겨난 놈이라 하더군요. 그리고 이 위험한 반항정신을 가진 놈이 한 말까지 그대로 옮겨, ‘수도원의 밭과 포도원과 모든 재산을 가난한 농부들에게 다 되돌려 주고, 지식을 필요로 하는 무지한 백성을 깨우쳐 주라. 이렇게 함으로써 당신들은 당신들의 맡은 바 사명을 다하게 되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릴 것이다.’ 이렇게 외치더라고 말해 주더군요.”

 

이 말을 듣기가 무섭게 쉐이크 아바스는 펄쩍 뛰면서 종들을 불렀다. 기운 센 장정 셋이 들어오자, 그는 그들에게 이렇게 명령했다.

 

너희들 과부 레이첼의 집을 알지? 지금 당장 가서 수도사 옷을 입고 그 집에 숨어 있는 젊은 녀석을 잡아오너라. 만일 그 과부년이 귀찮게 굴거든 그년의 머리채를 잡아 그 녀석하고 함께 끌고 와. 죄인을 돕는 것도 죄가 되니까.”

 

종들이 머리 숙여 절하고 물러가자, 쉐이크와 신부는 카릴과 레이첼에게 어떤 형벌을 줄 것인지를 의논했다.

 

6.

날은 이미 저물었고, 밤의 어두운 장막이 무겁게 눈에 덮여 있는 오막살이 집들을 덮어버렸다. 죽음의 고통을 당한 뒤에 오는 영원에 대한 희망처럼, 깜깜한 밤하늘에 별들이 나타났고, 집집마다 등불이 켜졌다. 레이첼과 미리암, 그리고 카릴이 나무식탁에 앉아 저녁을 막 들려 고하는데, 갑자기 요란하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러더니, 무지막지하게 생긴 장정 셋이 들어섰다.

 

레이첼과 미리암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러나 카릴은 이들이 올 것을 기다리기나 했던 것처럼 태연했다. 셋 중의 하나가 카릴에게로 다가와서 큰 손으로 카릴의 어깨를 움켜잡고 물었다.

 

네가 수도원에서 쫓겨난 놈이냐?”

 

, 그렇습니다.”

 

카릴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우리는 너를 잡아 오라는 쉐이크 아바스 나리의 명령을 받고 왔어.”

 

레이첼이 백지장처럼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소리쳤다.

 

안돼요, 안돼, 이 젊은이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두 모녀는 눈물로 애원했으며, 미리암이 울부짖듯이 외쳤다.

 

이게 뭐에요? 한 사람한테 셋씩이나 덤벼들어서, 비겁하게요.”

 

이 말에 화가 난 한 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마을에서 도대체 어떤 년이 감히 쉐이크 나리의 영을 어겨.”

 

그러고 나서 밧줄로 카릴을 묶기 시작했다. 카릴은 아무렇지도 않게 듣고서, 조금 슬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쉐이크가 당신들의 힘센 팔을 빌려 약자를 누르고 압박하는 거지요. 나 역시 어제만 해도 무지(無知)의 노예였습니다. 그러나 내일이 오면 당신들도 정신이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절벽이 가로놓여 있지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우리가 서로 말이 잘 통하지를 않습니다. , 어서 나를 마음대로 데려가십시오.”

 

세 사람은 카릴의 말에 약간 머뭇거리는 듯 했고, 잠시 새로운 정신이 일깨워지는 듯싶었으나, 이들 귀에는 여전히 쉐이크 아바스의 명령이 쟁쟁하게 울렸을 뿐이다. 두 팔이 묶인 카릴을 앞세우고, 무겁게 느껴지는 양심 때문인지 그들은 묵묵히 쉐이크의 집으로 향했다.

 

갈보리산(예수가 십자가형十字架刑을 받은 예수살렘 교외의 언덕으로, 골고다의 다른 이름인데, 해골이란 뜻)까지 따라간 예루살렘의 여인들처럼, 레이첼과 미리암도 쉐이크의 집에까지 카릴을 따라갔다.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코리아헤럴드 기자

뉴욕주법원 법정통역관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6.22 07:19 수정 2020.09.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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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