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재의 연당일기] 뉴욕의 행정시스템은 '든든한 큰오빠'

위선재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6.23 11:44 수정 2020.06.23 11:45

 

벌써 유월의 하순이다. 올해의 상반기도 열흘 정도밖에 남기지 않았다. 칠월로 들어가는 입구에 이제부터는 올해의 내리막길이 시작되니 운전 조심하라는 도로표지판 같은 것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뉴욕시가 셧다운 되면서 가게 문을 닫으라는 행정 명령을 들었던 것은 322일이었다. 그러다가 남편이 가게는 메모리알 데일 다음 날인 526일부터 영업을 재개했으니 이제 사주 정도가 되어간다.


내 가게는 유월 한 달 동안 더 문을 닫고 있을 예정이다. 아직까지 뉴욕의 코로나 환자가 다 없어진 것도 아니다. 내 사업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서비스를 해야 하는 업종이라서 좀 위험한 데다 실업수당도 잘 나오고 있어서 무리하게 영업을 앞당겨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잇기 때문이다.

이 실업수당이 칠월까지 나온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칠월 역시 제쳐버릴 생각도 있다. 이는 내 가게의 별로 규모가 크지는 않아 가게에 들어가는 기본 경비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맨해튼에 직장이 있는 아들은 지금까지 석 달째 재택근무를 하는 중인데 아마도 구월까지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내 말은 이 거대한 도시가, 이 거대한 주가 어떻게 주지사인 앤듀류 코모의 결정 하나로 그처럼 일사불란하게 멈추어 서기도 하고 단계별로 영업을 재개하기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의 행정력이라는 것이 강력해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경제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을 만큼 돈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지 싶다. 전 성인 국민에게 천 이백 불씩을 주기도 하고 실업수당에 특별 재난 지원금을 얹어 빵빵하게 주고 있으니 가게를 닫으라는 행정 명령도 통했고 셧다운도 가능했던 것 같다.

 

뉴욕을 석 달 동안이나 멈춰 세웠는데도 아직도 도시가 건재할 수 있다는 사실도 놀랍기만 하다. 뉴욕시의 셧다운이란 이 전무후무한 거대한 프로젝트는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의 확진자 수가 확 떨어진 것이다.

뉴욕 주지사 앤듀류 쿠모의 말마따나 코로나바이러스란 사태에 과학적이고, 냉정하고, 실용적으로 대처해왔던 결과인 것이다. 쿠모는 이번 일로 행정부의 수장으로 이러한 재난을 당하여 행정과 여론과 시민들을 잘 인도해 왔다고 능력을 인정받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는 내 사업체와 내 개인의 삶은 미국의 행정이나 정치와는 상관없는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것으로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 삼 개월 동안의 셧다운을 겪으면서 나의 사업체와 그리고 개인적인 삶조차 미국 사회의 질서와 시스템에 속해 있다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

 

특히 이번에 실업수당을 타게 되면서 국가라는 것이 내가 어려움을 겪을 때 내 삶을 보호해주기도 하는 존재란 것을 느꼈다. 평소에는 매번 세금을 바쳐야만 하는 국가라는 것이 왜 있는지도 모르겠고 매번 보호세만 뜯어가는 조폭처럼 멀고 위압적으로 존재로만 느껴졌었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자 집안의 큰 오빠처럼 듬직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선재]

뉴욕주 웨체스터 거주

위선재 parkchester2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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