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인문기행] 올여름에는 거제 섬에서 썸 타보자

여계봉 선임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6.25 12:06 수정 2020.06.26 11:58



섬에 한번 가 봐라, 그곳에

파도 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드는

민박집 형광등 불빛 아래

혼자 한번 섬이 되어 앉아 있어봐라

 

안도현의 시 은 매년 장소가 바뀐다. 올 여름 기자가 작심하고 정한 안도현의 은 바로 거제도다. 누구인가에게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이, 또 다른 누구인가에게는 그리운 이와의 사랑의 흔적이 남아있는 섬. 학창 시절의 여름에 친구들과 텐트를 짊어지고 배낭에는 짐을 바라바리 싸서 버스를 몇 시간이나 타고 통영을 거쳐 오거나, 여유가 좀 있으면 부산이나 마산에서 여객선을 타고 거제도로 들어오곤 했다. 수 십 년이 지난 지금은 해상의 사장교와 해저의 침매터널로 연결되어 있는 길이 8.2km의 거가대교가 부산과 거제를 잇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바캉스는 물 건너간 지 오래지만 거가대교를 지나면서 영국과 프랑스 사이를 연결하는 도버해협 터널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잠시 연상해본다.


가덕도에서 거가대교를 지나 거제도로 들어서자 여름을 알리는 뜨거운 햇살이 남녘의 바다로 쏟아지고 청정 남해 바다가 빚어내는 풍광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고 여유롭다. 코로나19로 난리법석인 육지와는 상관없이 이곳은 별유천지다.


거제에서 처음 만나는 섬 이수도. 멸치 권현망으로 부자가 된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에는 바다를 끼고 있는 다른 지역처럼 포()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많다. 장승포와 옥포를 비롯하여 성포, 능포, 외포, 송진포, 석포, 덕포, 지세포, 도장포, 대포 등 대략 세어 봐도 스무여 곳이 된다. 그 중에서 거제 동쪽 끝 외포에서 가까운 장목면 복항마을부터 들린다. 이곳에 최근 몇 년 새 전국적인 명소로 뜬 매미성이 있다. 방문객 대부분이 매미성과 바다를 배경으로 낭만적인 사진을 담기 위해 찾아오는 젊은 커플들이다.

 

매미성이란 이름에는 사연이 있다. 20039월 태풍 매미가 이곳에 강타하는 바람에 바닷가의 농지를 잃은 주민 백씨가 혼자서 태풍을 이겨낼 축대를 세우다 보니 매미성이 만들어졌단다. 건축에 문외한인 백씨는 무려 17년의 세월동안 오직 강한 집념 하나로 성을 쌓았는데, 입소문이 나는 바람에 인스타그램에서 인증샷의 성지가 된 것이다.

 

성 꼭대기에 서면 몽돌해변은 물론이고 지나온 거가대교까지 보인다.

 


청정한 바다 위를 수놓은 섬들이 잇고 이어져서 이제 외딴 섬이란 말은 찾아볼 수 없는 옛말이 되었다. 그렇지만 거제도 앞바다에는 아직 크고 작은 외딴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다. 쭉 뻗으면 닿을 듯 쪽빛 바다 위에 눈꺼풀을 끔뻑거리듯 하얀 파도가 밀려왔다 사라지고, 옥색 비단에 고운 장신구처럼 박혀있는 작은 섬들 사이로 고깃배들이 유영한다.


장목해안의 파도는 푸른 머릿결을 살랑거리는 잎새처럼 아름다운 율동을 만들어낸다.

 


요즘 여행은 남에게 자랑하고 보여주려는 것보다 온전히 나의 심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트렌드다. 장목면 율천두모로 해변에는 도시의 번뇌를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지해풀빌라(http://www.Ghaipoolvilla.co.kr)가 있다. 작년 7월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축 프라이빗 펜션인데 스파객실과 풀빌라객실로 구분되어 있으며, 10개의 객실 모두가 바다뷰다. 객실 안의 가구, 침구, TV 등 모든 시설이 고급형으로 최신식이다. 벌써 입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 펜션의 반열에 올라섰다.

 

​▶지해풀빌라 http://www.Ghaipoolvilla.co.kr

 

바닷가에서 6m 떨어진 지해풀빌라. 작년 7월에 오픈한 최신식 프라이빗 펜션이다.

 

모든 객실에서 월풀이나 풀빌라, 그리고 바다뷰를 즐길 수 있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먹거리다. 지세포항에 가면 수협 판매장 옆에 해림호횟집이 있다, 인기 프로그램인 이경규의 도시어부가 이집 낚시 배 해림호에서 촬영되었다. 가족들이 인간극장과 서민갑부에도 출연했을 만큼 이 지역에서는 유명한 횟집이다. 주인이 직접 잡아오는 물 좋은 자연산회의 가격이 착할 뿐 아니라, 회와 같이 나오는 싱싱한 거제산 해산물, 그리고 활문어, 가리비, 키조개가 듬뿍 들어간 맑은 해물탕이 별미다.


해림호횟집에서는 해조음을 들으며 싱싱한 거제 바다를 맛볼 수 있다.

 


드넓게 펼쳐진 해수욕장부터 거제 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피서지까지 거제도의 매력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다채롭다. 코로나19와 틀에 박힌 일상으로 지쳐있는 당신의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여름에는 거제도로 떠나라. 청옥빛 바닷물에 도회지의 이런저런 혼잡함을 헹구면 당신의 삶은 더욱 맛깔스러워지리라.





여계봉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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