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규 기자의 눈] 혼란스러운 현실의 모습에서 마키아벨리가 떠오른다

마키아벨리의 정신과 마키아벨리의 관점에서 본 한반도 속 혼란

양동규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6.26 11:35 수정 2020.06.26 11:42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매우 복잡하다. 좋아 보이는 모습이 꼭 좋은 결과를 낳은 것도 아니고 반대로 나빠 보이는 모습이 꼭 나쁜 결과를 야기하지는 않는다. 최근 한국의 모습은 혼란스럽다. 답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을 끝없는 갈등만이 한국 사회에 깊게 뿌리내려져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나는 학자가 한 명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의 유명한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이다. 마키아벨리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갈등하며 혼란스러운 이탈리아의 상황을 타개할 지속적인 고민을 했던 위대한 사상가이다.

 

마키아벨리는 그의 저서 군주론에서 지도자는 너그러움과 인색함”, “자비와 가혹함”, “약속이행과 약속불이행중에서 상대적으로 인색함’, ‘가혹함’, ‘약속불이행을 택하는 편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혹자는 이를 오해해서 마키아벨리가 권모술수만 생각해서 너그러움’, ‘자비’, ‘약속이행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 선택은 권모술수가 아닌 마키아벨리가 평소 지니고 있는 가치관이 잘 보이는 선택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으로의 손해가 조금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이미지 하락을 고려해서 너그러움, 자비, 약속이행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그렇지 않았다. 마키아벨리는 당장이 아닌 미래를 생각했고, 개인이 아닌 사회공동체를 중심으로 판단을 했다. 마키아벨리는 당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만 강조해서 뻔히 보이는 미래의 손해를 모른 척하는 것을 죄악시했고 지도자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마키아벨리는 당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급급해 미래의 일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죄악으로 지도자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이야기했다. 생각해보면 당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급급해 미래의 일을 고려하지 않는 모습은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이탈리아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과거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조선의 모습은 마키아벨리의 관점으로 잘못된 리더의 선택이 낳은 결과이다. 과거 임진왜란 발발 이전 조선에서는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 당장의 불안함 조성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전쟁을 대비하는 움직임을 멈췄었다. 병자호란 당시에도 현실을 파악하지 않고 친명배금만 내세우다 새롭게 부흥하고 있는 청나라를 무시하는 안일한 판단을 했다. 미래가 아닌 당장 눈앞의 현실만 고려한 판단이었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선택이 옳았을 수도 있다. 임진왜란 직전 만약 전쟁을 대비한다면 과도한 세금과 백성의 노동력을 거둬야 하, 사회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병자호란 직전에도 그동안의 전통을 지킨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을 지켜준 명을 따르는 것이 도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당시 정부는 최악의 상황인 전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눈앞의 상황만 모면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임진왜란의 7년의 전쟁과 병자호란의 삼전도의 굴욕이었을 것이다. 임진왜란에서 의병과 이순신 장군의 활약이 없었다면 더 전쟁이 길어졌거나 심하면 전쟁에서 패배할 수도 있었다. 병자호란에서도 청나라가 명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조선을 공격한 것이 아닌 조선멸망을 위해 전쟁을 했던 것이라면 나라가 멸망했을지도 모른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모두 눈앞의 이미지만 고려하다 장기적으로 조선에 큰 피해를 끼쳤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를 살아가는 백성들이 나눠서 가졌다.

 

현재에도 비슷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어떤 피해를 줄지 모르는 법과 제도들이 당장의 여론의 지지를 받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고, 꼭 필요하지만 여론 및 사회적으로 반대가 심한 법안들은 사회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점점 심각해지는 사회의 여러 문제도 근본적 해결이 아닌 당장의 여론을 돌리기 위해 매번 희생양을 만들고 있고, 과도하게 대학입시에 편중된 학교 교육 역시 비난이 두려워 인성교육 및 전인교육의 방향으로 변화할 시점을 놓치고 있다.

 

현실은 게임이 아니다. 과거에 저장해놓은 이상적인 공간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고 죽으면 다시 시작할 수도 없다. 지금의 선택은 현재와 미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키아벨리의 생각이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상황만 모면하려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지도자들은, 미래의 상황 판단할 수 없거나 알고도 모른척하기에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를 볼 때마다 마키아벨리가 떠오르는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양동규 기자 yangsam_edu@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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