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해산 [기자에게 문의하기] /
섬으로 가는 길
이것은 탈출이 아닙니다.
사람이 싫고 일이 싫어서
도망가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넘실대는 자유가 있는
한 점 섬에서 바라보면
육지는 아우성치는 포로수용소입니다.
파도가 밀고 댕기는 해변에 앉아
심호흡을 하면
막힌 실핏줄과 경락은 뚫리고
해조음 자옥한 어머니 자궁 속
심연으로 빨려 들어
모두 바다가 되고 맙니다.
섬에 가면 아직도 사람이 있습니다.
보톡스를 맞지 않아도
억지웃음을 짓지 않아도
아름답고 그리운
자연산 사람들이
아득한 어머니 뱃속에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