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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의 저녁
7월의 중순쯤 뉘엿거리는 흰 구름의 그림자가
뚜렷한 저녁 무렵 저녁상을 차리며
내 몸속의 행복 바이러스 지수가 소리 없는
침묵의 말뜻을 내 알맞은 체감으로 눈치채는 것은 즐겁다
창가에 서면 바람이 아직 덜 완숙한 나뭇잎들을
나비 떼처럼 나풀거린다
그대가 오는가 하루 동안 닳아버린 짚신 코 같은
그대 숨소리 푸르듯 잎들의 뒤쪽으로 돌아
빠끔 내 눈치를 차리고
오늘도 행복했냐고
가슴이 팔락거리는 촌시寸時 내 몸 샅샅이 눈짓 보내고
시간의 시원에나 있었던 그 푸른 시간으로
우리의 시간을 되돌려놓는다
당신의 손목이 샛노란 꽃 같다!
며칠 만 더 있자고 저 샛노란 꽃이 황금이
될 때까지, 그리고 바람이 불어왔다
보이지 않는 바람 내 뺨을 강아지풀처럼 스친다
시간이 점점 샛노래진다
-황금빛 직전의 어설프고 슬픈 빛
나는 아직 일상의 저녁상을 조금 더 즐거워져
너를 위해 차리고
너는 웃고 있다
즐겁고 사랑스럽다는 듯-
이것이 시간이 익는 황금빛이라는 듯
그렇게 나의 시도 머뭇머뭇 익어왔다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