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우리 모든 코스미안의 삶은 의미가 있으리

이태상

 

 

"우주란 이해가 가능해질수록 그 의미가 없어 보인다.

(The more the universe seems comprehensible, the more it also seems pointless.)"

 

1979년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 1933 - )1977년 출간된 그의 저서 '최초 3: 우주의 기원에 대한 하나의 현대적인 견해(The First Three Minutes: A Modern View of the Origin of the Universe)'에서 하는 말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고 사랑하는가에 따라 우주의 의미가 생기고 우리 존재와 삶의 의미가 성립된다는 뜻이리라. 우주가 그러하고 자연이 그러할진대 사람 또한 그렇지 아니할까. 그렇다면 그 어느 누구의 삶도 헛되지 않으리. 어떤 삶은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龜鑑)이 되어 좋은 일이고, 또 어떤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고(警告)가 되어 유익한 일이 될 테니까 말이어라.

 

영화로도 만들어진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의 1947년 작 단편소설 '진주'가 있다. 멕시코의 민속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인데, 한 젊고 가난한 어부 키노가 굉장히 큰 진주를 하나 캐게 되면서 벌어지는 인생 비극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와 비슷한 실화 하나가 있다. 나보다 두 살 위의 작은 누이는 유학 중에 미국의 동양학자와 결혼했다. 남편은 한국주재 미 공군 근무를 마친 후 1963년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에서 '몽고의 한국 침략(Korea: The Mongol Invasion)'이란 학술논문(저서)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프린스턴 대학의 첫 한국학 학자로 재직했다. 그 후로 하와이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동서문화센터의 한국학회를 창설한 미국의 대표적인 한국학 학자로 그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한문에도 능통했다.

 

그는 '한국역사(A History of Korea)'라는 영문으로 쓴 첫 한국역사 책을 집필했고, () 고려대학교 총장 유진오 박사가 지어준 한국 이름 '현순일(玄純一)'도 갖게 됐다. 그동안 남편의 연구논문 집필에 내조하면서 영한(英韓) 회화사전 'EVERYDAY KOREAN: A Basic Korean Wordbook'도 펴내며 바삐 지내던 누이가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시간이 좀 나자 부동산 매매 중개업 라이센스를 얻는 공부를 해 부동산 중개인 리얼토 (Realtor)가 되었다.

 

본래 말수가 적고 빼어난 외모에다 마음 씀씀이가 크고 신의(信義)가 두터우며 침착한 성품 때문인지 누이는 부동산 세일즈 판매를 썩 잘했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 6%에서 소속된 브로커 회사에 3% 떼어주고 남는 3%로 누이가 한 주에 버는 돈이 대학교수 남편의 일 년 연봉보다 많아지자 남편이 자존심이 상했는지 아니면 돈에 대한 욕심이 생겼는지 저명한 학자로서의 경력과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부동산 브로커 라이센스를 취득, 누이와 같이 부동산 중개업 회사를 하나 차리게 됐다.

 

1978년 부동산 사업을 같이 하자는 누이의 초청으로 영국에서 하와이 호놀룰루로 우리 가족이 이주했을 때 누이가 해준 말이 인상적이었다. 부동산 매매 중개인으로서 성공하려면 말은 적게 하고 많이 들으라. 구매자가 100% 만족스러워 해야지, 1%라도 불만스러운 점이 있으면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가도 조만간 깨지고 만다는 거였다. 누이와 일을 함께 해보기도 전에 애들 음악교육 때문에 우리 가족은 영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개인 주택 세일즈만 하던 누이의 평판이 좋아지자 큰 개발업자들이 경치 좋은 바닷가에 콘도미니엄 분양 맨션아파트를 수백 채씩 짓기 시작하면서 그 세일즈판매를 누이한테 다 맡겼다. 그러면 누이가 받아오는 세일즈 계약금으로 콘도 건설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큰 콘도단지, 고급 별장, 호텔 등을 취급하면서 누이네는 세일즈가 날로 늘어났다. 미국 본토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와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결려오는 국제 전화 한 통화로 큰 덩어리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게까지 되었다. 남편은 회사 사무실만 지키고, 누이가 오십여 명의 리얼토를 거느리고 백방으로 몇 년을 뛰다 보니 누이네는 억만장자에 가까운 큰 부자가 되었다

 

이토록 갑자기 돈이 많이 생기자 계모 밑에서 자라다 소년 시절 집을 뛰쳐나가 상선 선원으로 세계 각지로 돌아다니다 미국정부 장학금으로 명문대학을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 최상위 동양 학자가 되었던 남편이 돈 쓰는데 신바람이 났다. 주말이면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하룻밤에 몇만 불, 몇십만 불, 몇백만 불씩 날리면서 놀아나기 시작했다.


누이는 돈 벌기에 정신없었고, 남편은 돈 쓰기 바빴다. 보다 못해 남편에게 거의 모든 재산을 넘겨주고 이혼한 누이는 두 아들을 키우면서 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떼어 받은 재산을 몇 년 안에 다 탕진하고 알거지 신세가 된 전 남편이자 애들 아버지가 하도 가련하고 비참해 보여 인정이 많았던 누이는 다시 남편으로가 아니고 애들 아빠로 집에 들였는데, 그런지 얼마 되지 않아 변이 나고 말았다.

 

그 당시 영국에 살고 있던 나는 어느 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 누이가 가파른 비탈길에서 누이 자신이 몰던 차에 깔려 죽는 꿈이었다. 잠을 깨서 이상하다 했는데 전보를 받았다. 노모를 작은 누이가 모시고 있었기에 연로하신 어머님이 돌아가셨구나 하고 전문을 받아 본 순간 나는 기가 딱 막혔다. 꿈에서처럼 누이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통보였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후에 큰 누이에게서 들으니 작은 누이는 아침 일찍 애들이 다니는 호놀룰루의 명문 사립하교 푸나후(나의 큰 외조카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동급생이었다)에 데려다주고 아침나절에 변을 당했는데, 고급별장을 짓는 어느 바닷가 절벽으로 오르는 아직 포장 안 된 산 비탈길에서 누이는 자기가 몰던 차에 자기가 깔려 죽어 있는 것을 지나가던 행인이 오후에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1983년의 일이다.

 

이 변을 당하기 전에도 작은 누이가 그 당시 콜로라도주() 덴버에 사시던 큰 누이에게 전화로 전() 남편 빌(William의 약칭)이 자기를 죽이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었단다. 어떤 때는 작은 누이 자동차 트렁크에 살인 독가스 같은 것을 채워놓기도 했다면서, 틀림없이 작은 누이의 전남편이 청부살인을 시킨 것 같다고 큰 누이는 내게 말했다. 작은 누이의 전남편은 누이가 48세로 세상 떠난 지 10년 후인 1993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삼가 두 분의 명복을 빈다.


오호통재(嗚呼痛哉) 오호애재(嗚呼哀哉)로다. 자본주의 물질만능의 배금사상이 팽배한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엄중한 경종(警鐘)이 되었어라. 하나의 돈벼락 비가(悲歌) 애가(哀歌)로서

 

 

Thirty seven years ago, my sister Tae-Soon, who was two years older than me, lost her life at the age of 48 due to the wealth she acquired.

There’s ‘The Pearl,’ a novella by American writer John Steinbeck, first published in 1947. It is a story (later made into a movie) of a pearl diver, Kino, and explores man’s nature, as well as greed, defiance of societal norms, and evil.

 

Tae-Soon’s story is a classic example of The Pearl made in the real life.

Tae-Soon married an American scholar of East Asian Studies. Fluent in Chinese, Japanese, and Korean, he taught at several American universities and wrote history books about Korea.

 

Assisting in research works for her husband, raising two sons and editing and publishing ‘EVERYDAY KOREAN: A Basic English-Korean Wordbook,’ Tae-Soon became a realtor. She was very successful, earning much more than her husband.


Either feeling diminished, or gripped by greed, her husband also became a real estate broker, and they founded a real estate company. He managed the office work and Tae-Soon did all the fieldwork, leading a group of over 50 agents under her supervision.

When my family went to Hawaii from England in 1978 at their invitation for me to join Tae-Soon in her business, she told me about the secret of her success as a salesperson:

 

Talk Less; Listen More; Make Sure You Are 100% Satisfied as Buyer.’ In other words: ‘Never, Never Push.’ If the prospective buyer is satisfied only 99%, the deal will fall through sooner or later.

 

In due course, Tae-Soon and her husband became almost billionaires, but alas, he started womanizing and indulging in high stake gambling.

 

Despairing about the chances of his returning to his senses, Tae-Soon divorced him, giving away most of their assets. In a few years, he squandered his share and was practically a penniless, homeless guy. Taking pity on him, she took him in as a lodger, not as husband again but as the father of the children.

 

Early one morning, she drove up a hill on a dirt road for a listing of a mansion being built on top of the hill after dropping off the kids at Punahou School, the private school former U.S. President Obama attended. (My older nephew was a classmate of Obama.) In the afternoon, her body was discovered apparently run over by the car she was driving.

 

We were then back in England for our three daughters to attend the Chetham’s School of Music in Manchester.

One night in my dream I saw the scene of an accident. The next day, I received a telegram. I thought it was about our mother passing away, as she was living with Tae-Soon. To my great surprise, it was about the accident involving Tae-Soon.

 

She left a will, leaving everything to the children, but since they were still minors, their father must have taken her assets. He died of a heart attack ten years later.

 

Certainly, this elegy can serve as a dire warning for the living about ‘curses in disguise!’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부터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일도 불가사의다. 사람은 누구나 제 맘먹는 만큼의 삶을 살게 되고 제 꿈꾸는 만큼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지 않던가.

 

이 불가사의의 일이 곧 기적이다. 기적은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기적의 다른 이름을 사랑이라 부른다.

 

 

현재 있는 것 전부,

과거에 있었던 것 전부,

미래에 있을 것 전부인

대우주를 반영하는

소우주가 인간을 포함한

우주만물이라면

이런 코스모스가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사람 그 누구에게나

다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순간을 위해

너도 나도 우리 모두

하나같이 인생순례자

세계인 지구인 아니

우주 나그네 우주인

코스미안이 되었어라.

하늘하늘 하늘에 피는

코스모스바다가 되기 위해...

 

 

If each one of us is indeed a micro-cosmos reflecting a macro-cosmos, all that existed in the past, all that exists at present and all that will exist in the future, we're all in it together, all on our separate journeys to realize this.

 

May each one of us be the sea of cosmos!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전) 코리아타임즈 기자

전) 코리아헤럴드 기자

현) 뉴욕주법원 법정통역관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8.10 10:32 수정 2020.08.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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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