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보란 무엇인가

논설주간 이봉수

이봉수 기자

작성 2020.08.11 11:41 수정 2020.08.12 20:19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보이고 뒤로 후퇴하는 것은 반동이다. 미래의 희망을 바라보고 앞으로 전진하는 사람은, 아픈 과거사를 잊지 않고 기억은 하지만 거기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백년대계의 미래 비전을 설정해 놓고 앞으로 나아가는 국가나 민족은 앞날이 밝고 창창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과거의 덫에 걸려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어두운 상처를 계속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고 갈등을 조장한다. 동학 농민운동 때 죽은 사람들까지 보상해 주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렇다면 좋다. 가까이는 한국전쟁 때 죽거나 다친 군인이나 민간인 모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황산벌에서 계백 장군과 함께 싸우다 죽은 5천 명의 결사대도 보상을 해주어야 하고, 임진왜란 때 충주 탄금대에서 신립 장군과 함께 순절한 8천 고혼들에게도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정유재란 당시 칠천량해전에서 지휘관을 잘못 만나 전멸한 1만여 명의 조선수군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병자호란 때 국가의 잘못으로 오랑캐들에게 잡혀가서 온갖 수모를 겪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환향녀들도 보상과 함께 위자료까지 지급해야 할 사람들이다. 몽고군과 싸우다 전사한 무명의 삼별초군들도 다 보상해야 한다. 또 당나라로 끌려간 수많은 고구려 포로들은 빼놓을 것인가.


단군 할아버지 때 곰과 호랑이를 잡아와 우리에 가둔 사람들은 동물학대죄로 소급해서 처벌하고, 100일 동안 갇혀 쑥과 마늘만 먹고 지내다가 중간에 도망친 호랑이와 끝까지 버텨서 웅녀가 된 그 곰에게도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막대한 보상을 하려면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오나. 돈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로 또 추경을 편성할 것인가. 제발 이러지 말고 이제 모두 정신 좀 차리고 앞으로 나아가자. 우리 모두 하나 되어 노를 저어가자. 건너 저편 언덕 희망의 나라로.


이봉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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