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내 차를 보내고

이봉수


내 차를 보내고




오늘 내 차가 늙어 죽었다.
생을 마감하는 황소처럼 
이슬 맺힌 커다란 눈을 껌벅이며 
뉴그랜저XG는 폐차장으로 갔다.

13년 간 나를 태우고 
28만 2,297 킬로미터를 달린 녀석 
외딴 섬에서부터
산골 오지 비포장길까지
나의 길동무였다.

오늘 너를 보내고 나니 
홀로 가야 하는 
내 가을 길이 쓸쓸하다.




이해산 기자
작성 2020.09.22 10:04 수정 2020.09.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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