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탐구] 조선왕조문화예술교육연구소 황치석 소장

세종 즉위 600주년 기념, 한글 의궤 반차도 전시

국립한글박물관 별관 초대전(9.15 - 9.22)

황치석 작가

세종 즉위 600주년 기념 한글 의궤전이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의 의궤 반차도를 실물보다 더 정교하게 그린 황치석 작가가 9월 15일부터 26일 까지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의궤(儀軌)는 조선시대에  국가가 행한 중요한 행사에 대한 기록이다. 반차도(班次圖)는 그런 행사에 나오는 사람들을 소상하게 그린 그림이다. 문반(文班)과 무반(武班)을 비롯한 사람들이 왕실 행사에서 차례(次)로 줄을 서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그려놓은 그림(圖)이 반차도이다. 의궤는 세종 때에 체계화되기 시작하였으나, 임진왜란으로 모두 소실되고, 성종 때에 국조오례의가 집대성 되었다. 정조 때에는 오례의 행사를 회화적인 병풍으로 그리기 시작하여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그림들이 현존하고 있다. 또한 필사본의궤를 인쇄본으로 제작하게 하여 의궤의 보급을 확대하였다.




정조는 규장각 초계문신제도를 통해 신분을 넘어선 인재등용으로 화원을 육성하여 문화예술 혁명을 이루었다. 정조는 유교적 덕목인 효를 모든 행실의 근본으로 삼았으며 지극한 효심으로 어머니를 위한 한글의궤를 제작하도록 명하였다. 정조가 가장 사랑한 손자 효명세자는 어머니를 위한 한글 진작의궤를 만들었다

청계천에 가면 정조가 서울에서 수원화성으로 가는 행차도가 벽화로 새겨져 있다. 서울에서 수원 화성까지 가는 정조의 행차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가고 있는 그림이다. 임금을 따라 가는 문무 신하들과 활을 든 사람, 북을 치는 사람, 총을 맨 사람, 깃발을 든 사람, 궁녀, 하인  등이 정조의 행차에 동행하는데, 이를 아주 정교한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 수많은 사람이 등장하는 그림이지만 한 명 한 명의 모습과 표정이 모두 다르다. 이런 반차도는 왕실의 행사를 기록한 의궤의 한 부분으로 아주 사실적인 그림이기 때문에 그 시대의 정치·군사제도와 문화는 물론 사람들의 옷차림까지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반차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선시대의 화원들이 어찌 이리 정교하게 그림을 그렸을까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문자로 서술하기 힘든 역사가 고스란히 그림 속에 들어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 조선시대의 화원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조선왕조문화예술교육연구소 황치석 소장이 이런 반차도를 필사본으로 모사하는 예술혼을 발휘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대표적인 작품은  정조19년(1795) 정조가 혜경궁을 모시고 회갑연을 하기 위하여 수원화성으로 가는 행차로, 63면으로 되어 있는 책을 다시 그려 30m(60x3,000cm)의 두루마리로 제작하여 행사의 전모를 한눈에 펼쳐 볼 수 있게 했다. 원행정리의궤의 목간본과는 달리 필사본으로 섬세하게 그리고 참가자들의 직책을 '한글로 표기한 의궤 반차도'로는 유일하다. 


정조의 행차도 앞에 선 황치석 작가


 

황치석 작가는 2017년 서울시 운현궁 갤러리, 뉴욕한국문화원, 허준박물관, 한국문화정품관, 국립암센터갤러리, 2018년에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국회 아트갤러리 초대전, 세종즉위 600주년 기념 국립한글박물관 별관 초대전 작가로 선정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8년 (사)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대한민국 전통공예명품전에서 최초로 천공증을 받았으며, 2018년 국회출입기자협회가 선정한 글로벌크라운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에 인접한 국립한글박물관 별관에서 아름다운 한글 의궤 반차도 30m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부대행사로 9월 15일(토) 오후 3시에 '한글의궤의 의의와 역사'에 대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9월 22일(토) 오후 3시에는 정규훈 교수의 한글창제와 음양오행론에 대한 특강이 있을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세계기록문화유산의 백미인 '의궤 반차도'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산 기자



이해산 기자
작성 2018.09.21 15:55 수정 2018.09.2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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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