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효율적인 국정감사

입력시간 : 2018-10-11 12:42:43 , 최종수정 : 2018-10-12 18:08:04, 이봉수 기자

국정감사의 계절이 왔다.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한다는 국감의 취지는 좋다. 그러나 국감장에 가서 방청을 해본 사람들이나 직접 수감을 받아 본 사람들은 이렇게 비효율적인 국정감사를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올해는 뭔가 달라졌나 하고 보도를 보니, 코미디 쇼인지 이게 진정 국정감사인지 모를 해프닝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주목을 받기 위하여 온갖 소품과 동물까지 들고 나와서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광경은 여전하다.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공무원들은 업무가 마비된다. 요구자료는 산더미지만 질문은 1인당 10분에 불과하다. 폭로 아니면  뒷북이고, 재탕 삼탕이 대부분이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코미디는 없다. 각설이타령이나 앵무새노래를 듣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보면 국정감사는 한해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행사다. 이 시기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면 차기 출마와 당선에 불리하기 때문에 의원들은 눈에 불을 켠다. 뛰어난 동물적 감각으로 이런 대목을 놓칠 리 없다. 피감기관에 온갖 자료를 요구하고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사람들까지 증인으로 불러 세운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너도 나도 한마디 하겠다고 핏대를 세우지만 기자들이 가고 나면 하품하고 졸다가 슬그머니 국감장을 빠져 나가는 의원도 간혹 있다.

지금 열리고 있는
국정감사에서 여당과 야당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 마치 1945년 해방 직후 상황과 비슷하다.  입에 발린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좌파나 우파 모두 권력을 지향하는 개인적 욕심에는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차기 공천을 받아 당선되는 것이다. 당선되면 달콤한 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온갖 사탕발림으로 국민을 현혹시켜 다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목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기가 아니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설친다. 

실존주의 철학자 니체는 일찌기 인간은 종속이나 협동을 물리치고 남을 지배하는 권력을 지향한다고 했다. 이것은 좌파나 우파가 다 같이 갖고 있는 권력지향적 인간 본능이다. 정치학의 아버지 마키아벨리는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가 정치의 기본이라고 했다. 권력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정치인들에게 도덕이나 윤리를 기대하는 것은 원래부터 무리다. 그래서 법과 제도가 필요한 것이고, 사람이 아닌 법의 지배를 받도록 했다. 효율적인 국감이 되도록 시급히 관련 법을 정비해야 한다. 국정감사라는 괴물 고양이의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이봉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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