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관위는 대만 총통 선거를 보고 느낀 것이 없나

 

1월 13일 대만이 총통 선거를 실시했다. 친미 성향의 민진당 후보가 친중 성향의 국민당 후보를 누르고 총통에 당선되었다. 전 세계가 대만 총통 선거를 관심 있게 지켜본 이유는 대만이 친미에서 친중으로 바뀌면 중국의 패권주의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욱 기세를 떨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국가인 대만 국민들이 자유의사로 결정한 이번 선거 결과를 존중한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대만 총통 선거의 결과보다는 일체의 잡음 없이 투개표를 진행하여 신속하게 당선자를 가려낸 선거 절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만은 사전투표나 우편투표가 없으며 기계나 전산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철저하게 수개표를 한다. 정보기술 강국인 대만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자행되는 중국의 해킹 때문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대만은 투표가 끝나면 투표소가 바로 개표소로 전환되며, 손으로 바를 정(正) 자를 써가면서 표를 집계한다. 투표함을 옮길 필요도 없고 전산 조작이나 해킹에 의한 선거부정이 원천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 선관위에 묻고 싶다. 이러한 대만의 선거 시스템이 낙후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에서 선거부정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를 선관위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전산 시스템에 의한 투개표 때문이다. 국정원은 이미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을 외부에서 해킹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에 선관위는 공무원들을 동원하여 일일이 수검표를 하겠다는 개선책을 내놓았다. 수개표면 수개표이지 수검표는 또 무슨 말인가. 전산으로 다 처리해버린 것을 사람이 다시 검표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이런 이중적 낭비가 어디 있나. 많은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수검표가 아닌 완전한 수개표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사전투표에서 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개인 도장을 찍어 위조 투표용지 생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철저히 무시하는 선관위의 의도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대만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관위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만의 하나라도 이상한 투개표 시스템 때문에 선거 결과가 뒤집히는 일이 생기면 이번에는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논설위원실]

 

작성 2024.01.14 10:00 수정 2024.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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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