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회동 한 시간 만에 종료…단일화 시기·방법 등 입장차 여전
한 "단일화 일주일 뒤로 연기하는 건 결국 '하기 싫다'는 뜻"
김 "출마 결심했다면 입당이 마땅…왜 안 들어오고 밖에 계셨나"
서울=[경찰신문 권봉길 기자 ]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08.
서울=[경찰신문 권봉길 기자 ] =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예비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8일 단일화 문제를 놓고 두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한 후보는 "단일화를 오늘이라도 당장하자"고 주장한 반면, 김 후보는 "입당도 안 하시면서 청구서를 내미느냐"고 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4시반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한 시간 가량 2차회동을 가졌다.
한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국무위원이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분"이라며 덕담을 주고 받으며 시작했다. 하지만 곧 단일화 문제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한덕수 후보는 "김 후보님은 단일화를 한다고 하시지만 일주일 뒤로 연기하고 하는 건 결국 '하기 싫다'는 뜻으로 느껴진다"며 "왜냐면 저희가 옛날에 외부에서 통상압력을 받을 때 딱 그렇게 했다. '방향은 개방이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이런 식으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대선 경선과정에서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약속한 것이 22번이 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여기서 하루이틀 기다릴 수 없다"며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당장 오늘 내일 우리 결판내자"며 "당에서 하라는 방법으로 하겠다. 후보님이 이기신 경선방식이든 뭐든 다 좋다"고 했다.
그는 "제발 일주일 뒤라는 말씀하지 마시고 당장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하자"며 "왜 못하느냐"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나라가 어렵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자리가 막중하지 않느냐"며 "그럼 그걸 그만두고 나오셨을 때 상당히 준비가 되셨을 텐데 출마를 결심했다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여러 성격이나 방향으로 볼 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안 들어오시고 밖에 계셨냐"고 물었다.
또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빨리 단일화를 진행하자는 요청에 대해 "그럼 후보님은 왜 뒤늦게 나타나서 돈 다 내고 경선절차를 다 거친 제게 12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라고 하시느냐"고 했다.
그는 "한 후보님은 국민의힘 결정에 다 따르겠다고 하시는데 그럼 당에 들어와 경선에 참여하는게 옳지 않느냐"며 "다 끝나고 나타나서 제게 약속을 안 지키냐며 청구서를 내미느냐"고 했다.
한 후보는 "청구서라뇨, 청구서는 아니다"라며 "국가와 당의 상황을 볼 때 단일화를 미루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입당을 요구하는 김 후보에게 "국민의힘에 왜 안들어오느냐고 하는건 정말 사소한 문제"라고 했다.
서울=[경찰신문 권봉길 기자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회동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2025.05.08.
그러면서 "단일화가 잘 되면 입당하겠다"며 "지금까지 입당하지 않은 것은 무도한 민주당이 국회에서 헌법재판관 3명을 합의해주면 즉각 임명하겠다고 했는데 저를 탄핵시켜 87일 동안 직무정지를 했다. 그때 못한 통상 문제를 정리하고 5월 1일 사직하고 출마선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총리님이 국정을 많이 운영해보시고 각료들도 통솔해보셨기 때문에 훌륭한 분이지만 정당에 대해선 한번도 해보신 적이 없다"며 "정당에 가입도 안했으면서 공식적으로 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후보에게 단일화를 이렇게 요구하는 경우는 전세계 정당 역사에서 최초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그런 적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정당엔 당헌당규가 있고 대통령 선출에 대한 여러 절차와 규정이 있다"며 "저말고 같이 대통령 경선을 뛴 후보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해야할 판이다. 마치 우리를 들러리 세우려고 이렇게 했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후보님이 말씀하신 경선에 참여한 10명이 소송을 하겠다는 불만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한다. 제가 후보께 절대 청구서를 내밀거나 강요하는게 아니니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동 시작 전 회동 장소 인근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수민 박형수 김상훈 서지영 조배숙 임종득 박덕흠 김대식 유상범 추경호 강선영 박충권 김장겸 정점식 김은혜 김위상 등 의원들이 도열했다.
이들은 후보들이 도착할 때마다 "오늘 꼭 단일화 해달라"고 당부했다.
두 후보의 지지자들이 상대방 후보를 향해 소리 높여 항의하는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당 지도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신문 권봉길 기자 ] kwon15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