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 단체 디아코니아 아트컴퍼니(Diaconia Art Company)가 2024년 12월 1일 선보인 전시형 공연 『바디 아카이브2』가 무용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이 작품은 지난 2023년 4월 모나코스페이스에서 첫 공개된 『바디 아카이브1』의 연작으로, 단순한 무대 위 퍼포먼스를 넘어, 몸에 새겨진 감각의 기록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실험적 무대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정형화된 무대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전시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무용수들과 호흡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형 퍼포먼스’로, 총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설치미술 형식을 차용한 작품 <SHIFT>가 전시장 내에서 진행되었으며, 관객은 전시대 위에 위치한 무용수들의 세밀한 움직임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무용수들은 각자의 신체를 하나의 ‘움직이는 아카이브’로 내세워, 개인의 기억과 감각을 오롯이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2부에서는 관객들이 객석에 앉아 감상하는 무대형 작품 <각 감각>이 상연되었다. 해당 작품은 오감—후각, 청각, 시각, 미각, 촉각—이 지닌 고유의 움직임을 탐구하며, 신체에 축적된 감각의 층위가 어떻게 무용 언어로 발화되는지를 다루었다. 30분 동안 이어진 이 공연은 무형의 감각이 어떻게 물리적 표현으로 전환되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바디 아카이브2』는 경기문화재단의 신인예술인지원사업 ‘SET IT UP’ 선정작으로, 2025년 1월에 개최된 ‘제11회 경기공연예술페스타’ 창작 쇼케이스에서도 공개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무용수들의 개별적인 감각 체험을 신체언어로 풀어낸 이 무대는 동시대 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무가 김지호는 “기억은 언어보다 먼저 신체에 새겨지며, 감각은 그 기억을 다시 호출하는 열쇠”라고 설명하며, 『바디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단순한 무용작업이 아닌, 몸을 하나의 기록장치로 전환시키는 창작의 실험이었다고 밝혔다.
디아코니아 아트컴퍼니는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몸-감각-기억’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은 무용이라는 예술 장르의 경계를 넓히며, ‘움직임-사운드-매체 통합’을 핵심 창작 방식으로 삼아, 동시대 예술의 실험성과 현장성을 담아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바디 아카이브』 시리즈는 단지 공연을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관객의 감각을 일깨우고, 신체의 내면적 기억을 공유하는 특별한 예술적 체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아코니아 아트컴퍼니의 다음 무대가 어떤 새로운 형태의 ‘몸의 언어’를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